1c나노 초기 양산 목표 수율 상회
올 하반기 일반 D램 생산에 우선 적용
내년 HBM 물량도 상반기 중 공급 확정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16단 HBM3E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16단 HBM3E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에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1c나노  초기 양산 목표 수율을 초과 달성했으며 올 하반기 일반 D램 생산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23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0나노급 5세대(1b) D램 공정의 개발 완성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1c나노 개발을 완료했고, 양산성을 확보했다”며 “1c 나노 기반의 DDR5 제품은 최대 지원 속도가 이전 세대 대비 28% 향상됐고, 전력효율도 9% 이상 개선됐다. AI 시대로 넘어오면서 빠른 데이터처리 속도와 저전력 특성이 요구되는 특성에 맞춰 향후 서버 수요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c나노 공정을 하반기부터 일반 D램 적용해 양산을 시작하지만, 올해 투자 상당 부분이 이미 고객 수요가 확보된 HBM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향후 수요와 공급 상황을 고려해 램프업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우수한 성능과 안정적인 초기 수율을 보이는 1c나노 공정을 향후 HBM4E에 적용함으로써 차세대 HBM 적기 개발과 공급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 하반기 공급 예정인 HBM4(6세대) 생산에는 전작에 이어 1b나노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거래선인 엔비디아의 요청에 따라 12단 HBM4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16단 제품도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16단 HBM4 양산엔 기존 16단 HBM3E에 적용했던 어드밴스드 MR-MUF(매스 리플로우 몰디드언더필) 패키징 공법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공급할 HBM 물량에 대해서도 주요 거래선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담당(부사장)은 “일부 고객과 2026년 물량에 대한 논의를 이미 시작했고 올 상반기 중 내년 물량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HBM이 높은 투자 비용과 긴 개발기간을 수반하는 사업임을 고려해서 선제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사업의 안정성과 가시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계약 체결 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향후 AI 시장이 학습 영역 중심에서 추론 영역으로 확대되는 흐름에서도 HBM 수요 성장은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태 부사장은 “AI 시장이 추론으로 넘어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HBM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는데, 최근 추론 AI가 발전하면서 시장은 성능이 향상된 고급 추론 추세로 전환되고 있어 이로 인해 더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인간 지능에 가까운 AGI로 발전하기 위해선 추론 과정에서도 대용량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AI 시장이 추론으로 확장된다고 해서 고사양 HBM 수요가 둔화하기 보단 오히려 HBM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주도권을 확보하고 정교한 학습과 추론 결과값을 얻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캐팩스)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가 차원 AI 투자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며, “또, 다양한 AI 에이전트로의 발전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함께 HBM 수요의 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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