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카메라 등 주요 부품단 가격 상승 영향
“AI 서비스 최적화 하드웨어로 소비자 설득해야”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이 내년부터 크게 오를 전망이다.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완제품 평균판매단가(ASP) 인상이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업계는 소비자 설득을 위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한 하드웨어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14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애플의 플래그십폰 출고가 인상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갤럭시S25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갤럭시S24 시리즈에선 모델별로 각각 전작과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된 바 있는데, 이번 신제품에선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IT매체 윈퓨처가 유럽 소매업체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갤럭시S25 시리즈의 출고가는 256GB 기준 일반 모델이 959유로(약 144만원), 플러스 모델이 1149유로(약 173만원), 울트라가 1449유로(약 218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각각 전작 대비 약 30만원, 40만원, 50만원 정도씩 인상되는 셈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달러화로 결제하는 부품(원자재)값이 오르면서 삼성이 갤럭시S25의 국내 출고가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퀄컴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인상 등 실제 부품 단가 상승분까지 모두 반영된다면 인상 폭은 작년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바일 AP와 함께 또 다른 주요 부품 중 하나인 카메라 모듈 가격도 상승 추세다. 이에 따라 애플이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도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의 경우 기본 모델과 플러스, 프로, 프로맥스 4종 모두 전작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다.
이종욱 삼성증권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난 11일 개최한 ‘팹리스인의 날’ 행사 초청강연에서 “당초 애플의 아이폰 가격이 올해부터 올라간단 의견들도 있었는데 이례적으로 인상되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 3분기부터 이익률이 빠지고 있다”며, “내년엔 아이폰 판매 단가가 인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수요와 상관없이 원재료 비용이 올라가면서 최종 완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TSMC의 선단 공정 웨이퍼 가격이 계속 인상하고 있고, 이 때문에 미디어텍, 퀄컴의 AP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며, “AP 가격 인상이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밀려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며, 이런 추세가 최소 2026년까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내년 출시할 플래그십폰 신제품에 더 개선된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갤럭시S24에 AI 기능을 처음 도입한 이후 하반기 출시한 폴더블폰 시리즈에도 대화면 맞춤형 AI 기능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었다. 애플도 지난 9월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하며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일부 기능을 먼저 공개했고, 최근 iOS 18.2 업데이트를 통해 이미지 생성 등 기능을 추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00% 증가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19%를 차지할 전망이며, 매년 비중이 확대돼 2028년엔 5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석은 “우선 내년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거의 확정적이고, 이에 대해 소비자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어야 가격이 올라가도 수요가 부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AI 인프라가 먼저 구축되고, 소비자들은 그 인프라 속에서 올해나 내년부턴 AI 서비스들을 하나둘씩 이용하게 될 텐데 조금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디바이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