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수율 안정화 총력
갤럭시 플래그십폰 탑재 확대 추진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 사진=삼성전자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정기 인사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DS부문장까지 반도체 부문 사업부장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했지만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만은 유임시켰다. 수율과 품질 문제를 겪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사업 최근 성과와 해결해야 할 과제의 무게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는 내년부터 시스템LSI사업부 주력 사업인 모바일 AP ‘엑시노스’  채택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제품 시리즈 중 갤럭시Z플립7과 플립 팬에디션(FE) 모델에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된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플래그십폰에 엑시노스 탑재 비중 확대···수율 잡기 매진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3나노 2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한 첫 AP다. 그간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 공정(SF3) 수율을 30% 안팎으로 추정됐다.

최근 수율 안정기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율을 높여 2026년 출시되는 플래그십폰 시리즈부턴 엑시노스 채택 비중을 더 크게 늘린단 목표다.

삼성전자는 올 초 갤럭시S24 시리즈 중 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퀄컴 칩을, 북미·중국 시장을 제외한 지역에서 판매한 일반 모델과 플러스에 ‘엑시노스 2400’을 도입한 바 있다. 하반기 출시한 폴더블폰 신제품 시리즈에선 또다시 퀄컴 칩을 전량 채택했다.

MX사업부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퀄컴 대신 엑시노스를 확대 적용하려는 이유는  원가 절감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기준 모바일 AP 매입액은 8조7051억원이다. 전체 DX(디바이스 경험)부문 원재료 구매액의 1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분기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은 전년 연간 기준 평균 대비 6%가량 상승했다.

MX사업부의 플래그십폰 AP 주요 매입처는 퀄컴이다. 퀄컴은 올해에 이어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는 신규 칩 생산도 삼성전자가 아닌 TSMC 파운드리에 맡겼다. 

◇ 박용인의 과제···엑시노스를 넘어 온디바이스AI 대응

박 사장은 시스템LSI사업부장 자리에 유임되며 모바일 AP 사업 경쟁력 강화와 차세대 제품을 위한 파운드리사업부와의 원팀 협력체계를 주문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oC팀과 파운드리사업부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며 분열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원팀으로 가겠단 의지가 커졌다. 업무환경도 팀워크를 고려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LG반도체를 거쳐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동부하이텍(현 DB하이텍)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개발을 맡아왔다.

시스템SLI사업부 내에서 차세대제품개발팀장과 센서제품개발팀장, LSI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센서 사업 등 성장을 주도했단 평가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바일 AP 사업을 안정화하는 한편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대응한 차세대 디바이스 시장 공략을 확대한단 방침이다. 차세대 AP 개발에도 파운드리사업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권형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온디바이스 AI에 관련된 소프트웨어 기술, 통신이나 센서 디스플레이 시큐리티 파워와 같은 여러 기술을 다 갖고 있어서 앞으로 솔루션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 플래그십 시스템온칩(SoC) 역량 확대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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