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카나브’와 ‘케이캡’ 공동판매···3Q 누적 매출 보령 7602억원, 이노엔 6614억원
매출 증대 두 제약사, 영업익률은 차이 보여···보령, ‘상품’ 성장과 영업비 증가가 하락 원인
이노엔, 케이캡 계약 변경과 로열티 증가로 상승···올해 1900억원 처방 케이캡이 양사에 영향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해 초부터 대형 국산신약을 공동판매해온 보령과 HK이노엔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두 제약사 영업이익률은 일부 대조적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이에 올해 1조 클럽에 어느 제약사가 가입할지 주목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과 HK이노엔이 올해부터 국산신약 ‘카나브’와 ‘케이캡’ 공동판매에 각각 착수함에 따라 두 제약사의 매출 추이가 주목돼왔다. 지난해 보령과 HK이노엔 매출은 각각 8596억원과 8289억원으로 집계됐다. 단, 보령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이고 HK이노엔은 개별재무제표 기준이다. 이에 올 3분기 누적 매출을 보면 보령이 7602억원, HK이노엔은 661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보령과 이노엔이 각각 20.97%, 9.34% 증가한 실적이다. 현재로선 어느 제약사가 1조원 매출을 달성할 지 확언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매출과 관련, 보령은 대표품목 카나브패밀리와 당뇨 치료제, 항암제 등 전문의약품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실제 ‘카나브’와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 카나브패밀리의 경우 3분기에만 355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7.1% 늘었다. 3분기 기준 항암제와 스페셜티 케어 부문이 각각 31.5%, 83%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도 눈에 띈다. 항악성종양제 ‘알림타’가 3분기 195억원을 기록하며 262.5% 증가했다.
HK이노엔 증가와 관련,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판매 호조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 10월 말 누적 케이캡 원외처방금액은 160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실적인 1582억원을 넘긴 수치다. 이밖에도 순환기, 당뇨 치료제, 수액제 등 전문의약품 고른 성장이 매출 증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노엔이 이달 중순부터 한국로슈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병률이 잠시 감소했지만 엔데믹 이후 1년 넘게 독감 유행이 지속되면서 독감치료제 시장이 성장 추세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올 들어 매출이 성장한 보령과 HK이노엔이 수익성에서 대조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3분기 누적 보령 영업이익은 559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4억원 증가했다. 반면 HK이노엔의 경우 영업이익은 638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에 비해 205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두 제약사 간 차이가 확인된다. 보령은 3분기 누적 7.36%로 전년대비 1,16%p 하락했다. HK이노엔은 9.65%를 올려 2.48%p 증가했다.
보령은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에 비해 판매만 하는 ‘상품’ 고성장과 의정갈등에 따른 영업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률 하락 원인이라고 밝혔다. 영업마케팅 비용이 포함된 판매관리비도 보령의 경우 지난해 3분기 530억원에서 올 3분기 599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이에 보령은 향후 카나브패밀리와 당뇨 치료제를 비롯한 제품의 시장지배력 확대와 함께 신제품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HK이노엔 영업이익 증가도 케이캡과 관련 있다. 이노엔은 케이캡의 계약구조 변경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 지속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까지 종근당과 공동판매했던 케이캡의 코프로모션 파트너를 올해 보령으로 변경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케이캡의 글로벌 성장에 따른 로열티 수익 증가도 꼽힌다. 지난해 3월 보험등재 이후 중국 내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파트너사로부터 수령하는 로열티가 매분기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MSD 백신 사업 철수 후 공백을 순환기와 당뇨 치료제 확대로 메꾸며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올해 1900억원대 처방이 예상되는 케이캡이 보령과 HK이노엔 매출은 물론 수익성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보령과 HK이노엔의 수익성 실적이 향후 어떤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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