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NERD 적응증 추가 임상···미란성과 위궤양 2개
이노엔, 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 임상···비미란성 등 5개
케이캡, 적응증 추가시 PPI 대체···자큐보, NERD 확보 시 매출 여파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산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정’과 제일약품 ‘자큐보정’이 적응증 확보 경쟁을 하고 있다. 두 제약사가 적응증을 추가 확보할 경우 매출 확대에 얼마나 기여할 지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자큐보정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3상 임상시험계획을 최근 변경 승인받았다. 회사는 이번 임상에서 NERD 환자를 대상으로 ‘가슴쓰림 증상 완화’라는 자큐보정 유효성이 위약 대비 우월함을 입증할 방침이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4월 국내개발신약 37호로 품목허가를 받았을 당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받은 데 이어 올 6월 위궤양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로써 자큐보정 적응증은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2개인데 이번 임상을 통과할 경우 3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HK이노엔 케이캡정의 현재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5개다. 이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을 타깃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어서 순조롭게 진행돼 허가를 획득하면 적응증이 6개가 된다. 두 제약사 P-CAB 신약에서 핵심은 적응증 숫자도 중요하지만 이에 따른 매출 기여도로 분석된다. 적응증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 처방이 늘게 되고 매출로 직접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케이캡정은 현재 내과를 중심으로 처방이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을 적응증으로 확보하면 케이캡정이 NSAIDs를 처방하는 내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제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PPI 제제는 최대 효과 발현까지 4~5일 소요되는 점, 약효 발현에 위산과 상호작용이 필요해 식전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점, 약효 변동성 등 단점을 갖고 있다.
이같은 불리함에도 지난해 기준 PPI 제제는 7200억원대 원외처방금액을 기록하고 있어 시장을 노리는 품목이 적지 않다. 케이캡정의 지난해 처방액은 1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올들어서는 1월 173억원, 2월 169억원, 3월 172억원, 4월 183억원, 5월 176억원을 기록했다. 올 5월 말까지 처방액 873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2000억원 처방액 고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자큐보정은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기준 2024년 처방액이 36억원,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처방액이 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올해 자큐보정 매출을 162억원으로 추산했다가 지난 4월 249억원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회사측은 자큐보정 출시 후 매출 확대로 인해 초기 예상을 상회하는 성장세 때문이라고 변경 원인을 설명했다. 자큐보정이 위궤양 적응증을 추가 승인 받은 것과 관련, 실제 매출 증가 효과는 급여 등재가 예상되는 2026년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비스트 기준 위궤양 상병은 위식도역류질환 전체의 약 1%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즉 급여 등재 이후 자큐보정 매출의 1% 가량 증가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적응증이 확보되면 자큐보정 매출에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NERD는 위식도역류질환(GERD) 환자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적응증으로 판단돼 해당 적응증을 확보하면 처방 확대 여지가 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자큐보정은 빠른 약효 발현과 장시간 지속 효과를 기반으로 한 특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비미란성 환자군에서도 높은 치료 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NERD 적응증은 현재 국산 P-CAB 신약 중 케이캡정만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정’에는 없는 적응증이다. 케이캡정이 임상을 진행 중인 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 적응증에 대해선 자큐보정도 3상을 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2700억원대 P-CAB 제제 시장에서 신약은 추가되는데 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무기가 필요하다”며 “차별화된 적응증과 마케팅 전략으로 대처해야만 시장에서 꾸준히 버텨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HK이노엔, 올해 매출 1조·영업익 1100억 달성할까···‘케이캡·카나브’ 주목
- ‘카나브’, ‘케이캡’ 공동판매 보령·HK이노엔···'1조 클럽' 누가 먼저?
- 제일약품 ‘자큐보’ 약가 확정, ‘펙스클루’보다 낮아···내달 출시 후 3파전
- 2000억원대 P-CAB 제제 시장서 ‘케이캡·펙수클루·자큐보’ 3파전 임박
-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정發 실탄 강화···후속 투자 확대
- 대원제약, P-CAB·비만藥 개발···2028년 성과 낼까
- ‘P-CAB’ 제제 3파전 확대···3000억대 시장도 커질까
- 제일약품 ‘페트로자주’, 6만원대 약가·100억 매출 달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