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판정 후 공단과 협상···필수약 지정→경평 자료 면제
업계 “6만 98원 저박사주와 같거나 높은 가격 예상”
100억대 매출 추적 여부 주목···제일, 대형병원 작업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정부와 약가협상을 진행 중인 제일약품 슈퍼항생제 ‘페트로자주1그램’이 향후 6만원대 약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급여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MSD제약 ‘저박사주’와 비교되는 페트로자주가 출시 후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릴지도 관심사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판정을 받았던 제일약품 페트로자주1그램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은 공개를 유보했지만 공단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9월 초순 개최된 약평위와 약가협상 60일을 감안하면 협상이 막바지 단계로 추정된다. 만약 이번 주 내로 협상이 타결되면 12월 1일 급여등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약가협상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마무리되고 행정절차가 진행되면 2026년 1월 1일 등재 가능성도 예상된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사가 개발한 페트로자주1그램은 세계 최초의 사이드로포어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다. 국내에는 다양한 다제내성균 치료 항생제가 출시됐지만 페트로자주와 같은 ‘세피데로콜’ 기반 치료제는 그람음성균 중에서도 철을 매개로 침투하는 독특한 기전과 내성 회피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피데로콜은 다양한 임상을 통해 임상적 치료 성공률, 사망률 개선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페트로자주와 MSD 저박사주가 ‘필수의약품 지정→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면제→심평원 급여 판정’까지 유사 사례를 밟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페트로자주는 지난해 4월 공중보건위기 대응과 국민 건강증진에 필요한 의약품이라는 점을 인정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20년 10월 국가필수의약품에 포함된 결핵치료제, 항균제, 응급해독제도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생략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개정한 후 저박사주가 혜택을 받아 2022년 급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약가 역시 매출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성이 높다. 2017년 발매된 저박사주는 비급여로 처방되다 2022년 급여 획득에 성공한 후 현재 연매출이 1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약가는 2022년 10월 급여등재된 1바이알 당 6만 98원이 유지되는 상태로 파악된다. 즉 3년 기간 동안 저박사주 약가는 변동이 없었지만 매출은 2022년 10억원대에서 급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급여 과정에서 일부 공통점이 있는 저박사주에 비해 페트로자주 약가는 동일하거나 근소하게 높은 가격대가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물론 건보공단과 약가협상 과정에서 일부 조정돼 5만원대에서 타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페트로자주가 향후 6만원대나 이에 육박한 약가로 급여 등재될 경우 저박사주가 3년간 구축한 매출을 얼마나 뒤쫓을 지도 중요하다. 이미 제일약품은 페트로자주의 대형 의료기관 진입을 위해 약사위원회(DC) 통과 등 사전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약품 매출구조를 분석하면 연간 100억원 이상 고매출 품목은 ‘리피토정’과 ‘자큐보정’, ‘리피토플러스’, ‘로제듀오’, ‘리리카캡슐’, ‘카듀엣정’, ‘론서프정’ 등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페트로자주가 가세할 경우 매출구조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혁신신약 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해외로부터 도입하는 것도 차선”이라며 “급여 과정에서 저박사주와 공통점이 파악된 페트로자주가 향후 어떤 약가를 받아 매출을 올릴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