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큐보’ 허가 온코닉테라퓨틱스, 19일 상장···온코닉 46.28% 보유 제일약품은 유동성 확보
온코닉, 항암제 ‘네수파립’ 등 4개 신약 개발···임상 2상 결과 주목, 내년 JP모건 행사 참석
제일약품 뇌졸중약 기술이전 추진, 글로벌 치료제 적어···업계 “연구개발비용 늘려야” 지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 상장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제일약품이 향후 ‘네수파립’ 등 신약개발에 올인할 지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19일 코스닥에 상장됐다. 첫날 공모가인 1만 3000원 대비 33.08% 오른 1만 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일 장중에는 공모가 2배 수준인 2만 61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어 이날 종가는 2만 1400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상장 직후 온코닉테라퓨틱스 주가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모회사인 제일약품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온코닉 지분 46.28%를 보유한 제일약품이 유동성을 확보했다”라며 “제일 입장에서는 향후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제일약품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로 설립한 업체다. 제일약품으로부터 양도받은 연구개발을 진행한 끝에 올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를 허가받았다. 온코닉 직원들은 20여명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은 투자유치와 효율적 신약개발을 진행하기 위한 취지”라며 “모회사인 제일약품과 밀접하게 연결된 관계”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일약품과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을 진행 중인 주요 신약후보물질은 3개로 파악된다. 이중 일부 물질은 해외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임상시험을 하는 항암제 네수파립(코드명 JPI-547)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PARP 단일 저해제 대비 효능과 안전성에서 우수함을 보이는 PARP/TNK 이중저해제 네수파립은 퍼스트인클래스와 베스트인클래스 임상물질로 파악된다. 즉 PARP 뿐만 아니라 TNK를 억제하는 기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췌장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던 네수파립은 현재 ‘키트루다’ 병용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적응증은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이며 글로벌 시장규모는 27조원대로 추산된다. 회사측이 꼽고 있는 경쟁품목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와 테사로의 ‘제줄라’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최근 키트루다와 린파자를 결합한 치료 전략이 난소암 1차 치료에서 일부 성과를 거둔 것이 발표됐다”며 “네수파립 2상이 유방암 치료 등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수파립은 오는 2025년 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2025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 및 투자자와 기술수출을 위한 미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온코닉은 이중표적항암제 ‘OCNR-100’, PARP 계통 항암제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규타깃물질 ‘OCNR-101’, 합성치사와 면역세포활성을 동시 유발하는 이중표적항암제 ‘OCNR-200’ 등 파이프라인을 갖춘 상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온코닉테라퓨틱스와 별도로 제일약품이 개발을 진행 중인 주요 신약후보물질은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JPI-289’와 당뇨 치료제 ‘JP-2266’이다. JPI-289의 경우 동물모델 실험에서 효능이 입증된 퍼스트인클래스 임상물질이며 유전독성 이슈가 해결된 PARP-1 저해제다. 적응증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이며 임상전기 2상을 완료한 상태다. 제일약품이 기술이전을 목표로 해외 파트너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 허혈성 뇌졸중인데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과 합쳐 세계적으로 뇌졸중 치료제가 적은 상황”이라며 “기술이전을 하든 신약을 개발하든 향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최근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상장한 상황에서 기술이전보다는 제일약품이 임상을 진행해 국내개발신약으로 만드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는 임상에 제일약품이 도전하면 임상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1형과 제2형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JP-2266은 인슐린 대체 또는 병용 사용으로 인슐린 의존도를 낮추고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경구제로 개발 중이다.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최종 피험자 선정을 올 9월 완료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2상 완료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1조원대 국내 시장은 물론 8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당뇨병 시장을 겨냥한 물질이다.

결국 최근 상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하는 항암제 네수파립은 임상 2상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제일약품이 개발하는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JPI-289은 기술이전과 임상 진행 중 택일해야 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일약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313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해 매출액 대비 6.05% 비율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F씨는 “제일약품이 신약개발 제약사로 거듭 나려면 상위권 제약사 평균인 10%대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끌어올리고 제2의 자큐보 출시에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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