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441억원, 2Q 450억원, 전년比 6% 성장···HK이노엔과 공동판매 결과로 아쉬움도
한 거래처에 두명 영맨 출입 영업시스템 눈길···보령 “노하우 상호 공유, 시너지효과 발생”
카나브패밀리 7종→11종 확대, 고혈압+당뇨 복합제도···3315억원 중 일부 투자 여부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해부터 보령과 HK이노엔이 공동판매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패밀리’가 상반기 891억원 원외처방을 기록했다. 이에 보령이 목표로 설정한 2026년 2000억원 처방 달성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이 생산하는 고혈압 치료 국산신약 카나브패밀리가 올 초부터 HK이노엔과 공동판매하고 있다. 역시 HK이노엔이 제조하는 국산신약 ‘케이캡’을 보령과 판매하며 양사간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카나브패밀리의 상반기 원외처방금액은 891억원으로 전년대비 6% 성장했다. 1분기 441억원, 2분기 4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분기 413억원, 2분기 425억원, 3분기 422억원, 4분기 437억원 실적을 보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035억원, 2021년 1290억원, 2022년 1503억원, 2023년 1697억원을 달성했다. 보령 관계자 A씨는 “지난해 카나브패밀리 처방실적은 전년대비 13% 성장했다”며 “패밀리의 최근 3년 연평균성장률은 18%”라고 말했다.
단, 보령이 지난해까지 20%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한 상황에서 올해는 HK이노엔이 합류했는데 6% 성장은 예상치보다 낮다는 반응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보령과 HK이노엔이 공동판매를 강조했는데 상반기 성장률은 낮다고 본다”며 “의료대란 등 상반기 이슈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이미 연매출 1700억원에 육박한 대형신약이 매년 10% 안팎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상반기는 양사 시스템을 시험 가동한 것이고 본격 가동하는 하반기부터 성장률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카나브패밀리 매출과 관련, 주목받는 것이 보령과 HK이노엔의 공동영업 시스템이다. 통상 공동판매 방식이 천차만별이듯이 영업도 다양한 편이다. 상당수 공동판매 제약사가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를 대상으로 영업하는데 예컨대 의원과 병원, 종합병원 등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보령은 전 거래처에 대해 HK이노엔과 합심, 영업마케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즉 하나의 거래처에 보령과 HK이노엔 영업사원이 공동 출입해 영업한다는 것이다. 두 제약사가 각자 강점으로 내세우는 순환기, 소화기 시장에서 노하우를 상호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보령측 설명이다.
보령 관계자 A씨는 “국산신약 간 결합, 또 그것을 개발한 회사 간 협력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인 만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사가 긴밀한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영업사원들은 수시로 교류하며 교육도 공동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거래처 한곳에 공동판매 제약사 영업사원 모두 출입하는 시스템은 흔한 사례는 아니다”라며 “1년 가량 경과된 후 양사가 장단점을 분석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령은 향후 카나브패밀리를 현 7종에서 11종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난 2011년 출시된 카나브(피마사르탄)를 비롯, 현재 패밀리는 △카나브플러스(피마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 △투베로(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아카브(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듀카브플러스(피마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보령은 ‘피마사르탄’과 ‘인다파미드’를 결합한 2제 복합제를 비롯, 고혈압·고지혈증 치료를 위한 3, 4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고혈압 뿐만 아니라 당뇨병까지 치료할 수 있는 ‘피마사르탄+다파글리플로진’ 제품 ‘BR1019’ 개발도 눈에 띈다. BR1019는 지난해 10월 임상 3상을 개시해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보령 관계자 A씨는 “카나브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는 ‘그레이트 카나브’ 전략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며 오는 2026년까지 카나브패밀리 매출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령은 임상적 우수성 등 카나브패밀리 특장점을 의사와 환자들에게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카나브는 그동안 논문 130여 편과 임상증례 7만 2000례 이상을 확보하며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의약품으로 꼽힌다. 실제 카나브의 단백뇨 감소 적응증 추가와 고령자로 사용 연령을 확대했고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 재발 및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보령이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와 보령빌딩을 매각한 대금 3315억원 중 일부를 카나브 패밀리에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에 보령은 매각 대금의 구체적 용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단, 보령의 기업가치,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해 활용될 예정이며 제약업 이 중요 투자 대상이라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결국 보령과 HK이노엔의 카나브패밀리 공동판매는 6개월간 일정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목표 처방액도 중요하지만 두 제약사는 공동영업시스템을 안착시켜 최대 성과를 올리는 방안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국산신약 ‘카나브·케이캡’ 협업한 보령·HK이노엔, 내년 ‘1兆 클럽’ 동반 가입할까
- 매각 추진하는 SK케미칼 제약부·보령바이오파마···어느 업체가 비싸게 팔릴까
- ‘카나브’, ‘케이캡’ 공동판매 보령·HK이노엔···'1조 클럽' 누가 먼저?
- ‘카나브’도 내년 복제약 도전 받을까···보령 vs 동국제약 경쟁 구도 전망
- HK이노엔, 올해 매출 1조·영업익 1100억 달성할까···‘케이캡·카나브’ 주목
- 보령 고혈압藥 ‘카나브’ 매출 하락 위기···약가인하 가능성
- 보령, ‘카나브’ 복제약社에 내용증명···2심 결론 후 출시되나
- 보령 ‘카나브’에 알리코·동국·대웅바이오·한국휴텍스제약 도전
- 내달 ‘보령’ vs ‘알리코제약’ 등 4개사 경쟁 앞두고 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