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사, 600억대 매출 카나브 제네릭 허가···동국은 내년 3월 출시, 알리코와 한국휴텍스는 검토
오리지널 보유 보령은 수익성 등 내세워 수성 의지···향후 시장 확대 놓고 다양한 전망 제기
카나브 제네릭 출시 후 시장 변화 주목···허가 준비 등 타 제약사 움직임이 변화 폭 결정할 듯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고혈압 치료제인 보령(구 보령제약) ‘카나브’가 내년 제네릭(복제약) 도전을 받게 됐다. 오리지널 품목을 갖고 있는 보령과 제네릭을 출시하는 제약사들 간 경쟁이 전망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제네릭이 출시되지 않았던 카나브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이 진입을 시도해 일부 성과를 올리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동국제약과 알리코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3개 업체가 카나브 제네릭 품목허가를 받은 상태다. 우선 동국제약은 이달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25년 3월 ‘피마모노’라는 제품명의 카나브 제네릭 30mg와 60mg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허가 받은 나머지 2개 제약사보다 먼저 출시 일정을 결정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동국제약의 경우 카나브패밀리에 속하는 ‘듀카브’ 제네릭을 ‘피마에스’ 제품명으로 60/2.5mg와 60/5mg를 출시한 상태다. 참고로 제네릭은 약가 결정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허가 이후 출시까지 장애물이 적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제네릭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를 신청하면 신청한 달을 포함, 3개월 이후 결정된다”고 말했다.
내년 출시 일정을 결정한 동국제약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 B씨는 “기존 출시된 고혈압 치료제와 함께 환자별 성분에 대한 선택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알려진 대로 지난 2010년 9월 식약처로부터 국내개발신약 허가를 획득한 카나브는 2011년 3월 출시돼 매출을 늘려왔다. 단일제 카나브만 보면 지난해 600억원대 원외처방금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국내 제약사들의 카나브 제네릭 허가와 발매 검토 움직임에 보령은 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회사가 우선 강조하는 것은 수익성이다. 카나브 원료물질인 ‘피마사르탄’은 보령이 직접 생산한다. 하지만 제네릭사들은 카나브 원료를 외부로부터 구매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카나브를 포함한 7종의 카나브패밀리 라인업을 보유한 상황에서 단일제만으로는 시장에서 승부가 쉽지 않다는 보령 주장도 제기된다.
오히려 피마사르탄 시장을 주도하는 보령 입장에서는 제네릭 판매가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거나 검토하는 제약사들은 매출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으로 파악되는데 제네릭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전망도 다양하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600억원대 규모의 단일제를 포함, 카나브패밀리 시장이 1700억원대로 추산된다”라며 “카나브 제네릭이 발매되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른 제약사들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수익성 등 여러 사안을 분석하면 기존 시장에 다른 제약사들이 진입, 단기간 매출 확보가 쉽지 않다”며 “해당 제약사 입장에서는 목표매출을 올리는데 소요되는 시간 등 검토할 내용이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실제 동국제약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카나브 제네릭 출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알리코제약 관계자 E씨는 “유관부서가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참고로 알리코제약은 다른 제약사들의 카나브 제네릭 생산을 맡고 있다.
알리코제약의 ‘알카나정’ 30mg와 60mg은 이달 3일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한국휴텍스제약 관계자 F씨도 “카나브 제네릭 출시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회사 내부 회의에서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국휴텍스제약도 ‘휴나브정’ 30mg와 60mg 허가를 이달 초순 받았다. 현재 카나브 제네릭 허가를 준비하는 제약사들도 파악되고 있어 이들 업체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들 제약사에 현재 관망중인 다른 업체들까지 동참할 경우 내년 피마사르탄 시장에 변화 폭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 G씨는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져 제네릭 시장에 진입해 매출을 올리려는 시도가 진행되는 상태”라며 “해당 시장에 대한 주도면밀한 연구가 전제된 후 제네릭 출시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보령의 오리지널 품목 카나브에 대한 도전은 현재로선 1개 제약사가 결정됐고 2개 제약사가 검토 중인 상태로 파악된다. 검토 업체들이 출시를 결정한다면 시장에 어떤 수준의 변화가 발생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