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까지 美 관문만 남아···법무부 소송 없으면 합병 마무리 수순
당분간 아시아나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다 2년 뒤 통합···LCC 합병도 동시에
동계시즌에 일본·동남아·중국·미국·유럽 등 인기 노선 확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연말 아시아나항공 합병 마무리와 국제선 노선 확대로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와 합병은 미국 관문만 통과하게 되면 연말부터 통합 과정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한 회사는 올해 동계스케줄에 맞춰 일본, 동남아, 중국, 미주, 유럽 등 인기 노선을 확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노선 공급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10월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다른 국가들처럼 경쟁당국에게 별도 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DOJ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DOJ에서 양사 합병에 대해 소송을 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며,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방식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서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조건부로 기업결합을 승인 받으며 9부 능선을 넘은 바 있다. EU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이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게 양도하고,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아시아나 화물 사업은 에어인천이 인수를 결정했으며, 유럽 4개 여객 노선의 경우 티웨이항공이 현재 순차적으로 띄우고 있는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 로마·파리를 시작으로 9월 바르셀로나에 취항했으며 오는 10월에는 프랑크푸르트까지 운항할 계획이다.

이들 작업이 마무리되면 EU 측은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DOJ와 EU 최종 승인이 끝나면 아시아나 합병 과정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합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으며, 올해에도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이후 당분간 아시아나를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다가 2년 뒤 하나의 항공사로 합칠 계획이다. 양사가 합쳐지게 될 경우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또한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 통합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합병에 따라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3사를 합친 통합 LCC가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LCC의 경우 에어아시아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클 전망이다.

◇ 올 연말엔 노선 공급량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 방침

대한항공은 올 연말 아시아나 합병 뿐 아니라 국제선 회복에도 집중한다. 지난해 엔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났으며 올 하반기에도 여행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노선 공급량을 늘려 여행 수요를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동계 스케줄을 맞아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을 우선 회복한다.

중국 노선의 경우 오는 12월 1일부터 부산~칭다오 노선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4년 만 재운항으로 매일 1회 운항한다. 10월 22일부터는 인천~무단장 노선에 주 5회 운항을 재개한다.

인천~정저우 노선은 8월 12일부로 주 7회로 늘려 매일 운항 중이다. 현재 주 4회 운항하는 인천~샤먼 노선도 10월 1일부터 매일 운항으로 늘린다. 인천~타이중 노선은 9월 10일부터 10월 26일까지 주 4회로 운항하다가 10월 27일부터 매일 운항으로 증편한다.

일본 노선 공급도 늘려 나간다. 2013년 이후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나가사키 노선은 동계 기간인 10월 27일부터 주 4회 운항한다.

인천~일본 가고시마 노선과 인천~대만 타이중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린다. 현재 가고시마는 주 3~5회, 타이중은 주 4회 운항하고 있는데 동계 시즌에는 두 노선 모두 매일 운항으로 증편한다.

여행객이 많은 베트남 나트랑과 푸꾸옥, 인도네시아 발리 노선도 운항 횟수를 확대한다.

나트랑과 푸꾸옥 노선은 매일 1회 운항에서 매일 2회 운항으로 늘린다. 인천~나트랑 노선은 10월 27일부터 매일 2회 운항으로, 인천~푸꾸옥 노선은 오는 12월 15일부터 매일 2회 운항으로 증편한다.

현재 주 11회 운항하는 인천~발리 노선은 오는 10월 20일부터 매일 2회 운항으로 증편한다.

미주와 유럽 노선도 운항 횟수를 늘린다. 인천~미국 라스베이거스 노선은 주 5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확대한다. 캐나다 밴쿠버 노선은 오는 10월 27일부터 주 11회 운항으로 늘렸다가, 12월 1일부터 매일 2회 운항한다. 인천~스페인 마드리드 노선도 현행 주 3회에서 동계 시즌에 주 4회 운항으로 늘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동계 시즌 국제선 공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노선 공급량을 100% 회복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한항공 국제선 이용객은 1158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359만명) 대비 85% 수준까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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