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좌석등급별 차등 적립, 멀리 갈수록 많이 지급
여객유치 경쟁 치열···“모객 수단으로 제도 활용”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오른쪽 네번째)를 비롯한 제주항공 임직원과 업계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인천-발리 노선 신규 취항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주항공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오른쪽 네번째)를 비롯한 제주항공 임직원과 업계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인천-발리 노선 신규 취항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주항공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하나둘씩 장거리 노선을 운항 개시하고 보너스 항공권 구매에 필요한 포인트 제도를 확장하는 등 서로 경쟁 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주요 국적 LCC들이 비행거리 4000㎞ 이상 장거리 노선을 운항 개시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30일부터 국내 최초로 김해공항(부산)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를 왕복하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현재 기업결합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유럽 4개 노선을 순차 취항해 국적 LCC 중 처음 유럽 노선을 운영 중이다.

제주항공도 동계 항공 스케줄 첫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인천-발리(덴파사르) 노선 운항을 개시했다. LCC들은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 이후 항공사 간 중·단거리 노선 모객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장거리 노선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포인트, 스탬프 등 적립 제도 운영 현황. / 자료=각 사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포인트, 스탬프 등 적립 제도 운영 현황. / 자료=각 사

각 사는 항공권 구매 고객에게 지불 운임의 일정 비율에 상응하는 점수를 지급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mileage)로 지칭한 것과 달리 포인트나 스탬프 등 저마다 다르게 명명했다. 해당 LCC들은 각 점수로 구매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을 제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모든 노선을 이용한 고객에게 티켓값 중 유류할증료, 공항세 등 추가 비용을 제외한 항공운임의 5%를 ‘리프레시 포인트’로 지급하고 있다. 1000원당 50포인트(P) 지급하는 셈이다. 리프레시 포인트로 제주항공 모든 노선(특가 좌석 제외)의 포인트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고, 부족한 포인트를 현금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은 현금을 합쳐 항공권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인트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신 고객은 유류할증료, 공항세를 뺀 항공운임만 포인트로 지불할 수 있고 포인트 항공권 이용 시 부가서비스 번들을 추가 구매할 수 없다.

제주항공이 리프레시 포인트로 항공권 운임 지불이 가능한 제도를 홍보하는 이미지.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제주항공이 리프레시 포인트로 항공권 운임 지불이 가능한 제도를 홍보하는 이미지.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진에어는 전 노선 이용객들에게 ‘나비 포인트’를 비행거리, 좌석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인천발 노선을 기준으로, 국내선 고객은 10P씩 받고 최장거리인 괌 노선 이용객은 40P 받는다. 국제선 고객들은 슈퍼로우, 지니, 플렉스 등 좌석 등급에 따라 노선별 최고 지급 포인트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획득할 수 있다. 나비 포인트는 100P 이상 보유했을 때 항공권 구매에 이용할 수 있고, 국내선 항공권만 지불 가능하다.

에어부산은 노선별 차등 지급하는 스탬프로 지불 가능한 스탬프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일부 노선을 왕복 이용하면 4스탬프(편도 2스탬프)가 지급된다.

같은 노선을 스탬프 항공권으로 이용하려면 평수기 30스탬프, 성수기 35스탬프가 필요하다. 해당 왕복 노선을 8번 이용하면 평수기에 같은 노선의 스탬프 항공권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최근 운항 개시한 발리 노선에 최대인 7스탬프가 제공되고, 평수기 70스탬프를 사용해 다녀올 수 있다. 다만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추가 비용을 뺀 항공운임만 스탬프로 지불할 수 있고 예약 변경이 불가능하다.

티웨이항공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창사 이후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대신 비교적 저가에 운임 제공한다는 방침을 도입했다. 대한항공과 동일 유럽 노선 비교하면 일반석 운임이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예매 가능한 내년 4월 19일(토요일), 20일(일요일)에 각각 출발하는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인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 왕복 노선의 편도 운임 총액이 다르게 산출됐다. 일반석(이코노미석) 기준 티웨이항공 52만6400원(스마트 운임), 대한항공 79만9200원으로 티웨이항공 티켓값이 27만2800원 낮았다.

LCC들은 고객에게 더 낮은 비용과 합리화,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부수 요소인 적립제도의 장점을 활용해 전략을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LCC 관계자는 “LCC가 대형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에 대응해 각각 도입한 적립 제도는 비교적 유연하게 적립, 양도, 사용 가능한 점에서 차별화했다”며 “노선 다각화, 서비스 차별화 등 본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각사 적립 제도를 모객 수단으로 활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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