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화이트마운티니어링과 2차 콜라보

13일 오전 11시 30분 유니클로 신사점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 사진=이숙영 기자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최근 일본 여행이 늘어나고 일본 맥주 수입량이 급증하며 '노재팬'이 옛말이 됐다.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였다. 노재팬 시기를 유명 브랜드와 협업으로 이겨낸 유니클로는 '화이트마운티니어링'과의 콜라보를 통해 인기 회복세의 쐐기박기에 나선단 복안이다. 

13일 유니클로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화이트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한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다. 화이트마운티니어링은 2006년 디자이너 아이자와 요스케가 출시했으며 패딩 하나에 300만원를 호가하는 고가의 브랜드다. 

앞서 유니클로는 지난 2021년 화이트마운티니어링과 한 차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콜라보 제품은 온라인몰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것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오픈런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 고가 브랜드와 협업해 10만원대 상품 출시

고가의 화이트마운티니어링 제품을 콜라보를 통해 10만원대에 선보인 것이 인기에 주효했단 평가다. 이번 콜라보에서도 유니클로는 저렴한 가격을 구현했다. 이른바 '깔깔이'로 불리는 겉옷인 '리사이클하이브리드다운재킷'은 9만9000원, 겨울 기본템인 '후리스풀집파카'는 5만9900원에 선보였다.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며 유니클로는 큰 타격을 입었다. 2019년 187개였던 매장을 50개 이상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유니클로의 국내 1호 매장이었던 롯데마트 잠실점부터 국내 최대 매장이었던 명동중앙점까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유니클로의 매출도 급감했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2019년 회계연도(2018년 9월1일~2019년 8월31일) 1조3781억원을 기록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2020년 회계연도에 629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시기 적자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클로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은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이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20년 독일 디자이너 브랜드 '질 샌더'와 협업한 'J+' 컬렉션을 출시했다. 당시 불매 운동으로 유니클로 매장에 소비자의 발길이 끊긴 상태였지만, 질 샌더 콜라보 제품은 오픈런을 불러일으켜 큰 화제가 됐다.

이에 유니클로는 브랜드 협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20년 질 샌더에 이어 2021년 화이트마운티니어링, 2022년 마르니 등 패션업계에서 굵직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주력했다. 유니클로의 콜라보는 매번 화제가 되며 국내 소비자를 매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유니클로-화이트마운티니어링 콜라보 제품. / 사진=이숙영 기자

◇ 지난해 일본과 관계 회복 속에 실적도 상승세

지난해 노재팬 운동이 약화되며 유니클로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회계연도(2020년9월1일~2021년8월31일) 5824억원까지 떨어졌던 에프알엘코리아 매출은 2022년 회계연도 7042억원으로 20.91% 증가했다. 또 2020년 회계연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다음해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529억원, 2022년 1147억원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국내 SPA브랜드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1~12월 매출은 8036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성통상 탑텐의 매출(7800억원)보다 높다. 앞서 유니클로는 지난 2021년 SPA브랜드 1위 자리를 신성통상 탑텐에게 뺏긴 바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노재팬 운동은 거의 사라져가는 추세다. 일본 맥주, 관광 등의 인기도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1~8월 맥주 수입량은 3만6573t으로 전년대비 238% 급증했다. 또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 1~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도 375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패션업계 전반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날 찾은 유니클로 매장에서도 불매 운동 기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유니클로 신사점 오픈 시간에 맞춰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화이트마운티니어링 콜라보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스스럼 없이 입어보며 매장을 둘러봤다.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니클로와 이번 콜라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화이트마운티니어링 콜라보 론칭 전날부터 패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콜라보 제품에 대한 문의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SPA브랜드 1위를 탈환한 유니클로는 향후 지속적인 콜라보, 매장확대 등으로 실적을 노재팬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콜라보를 통해 유입된 고객이 히트텍 등 유니클로의 핵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매장도 서서히 늘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유니클로는 전국 128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이달 27일 여주점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히트텍과 같은 자사 코어 제품이 가장 중요하지만, 브랜드 철학과 맞는 콜라보를 통해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두고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은 효율적 운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매장이 많아지면 더 많은 고객에게 유니클로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매장수를) 가능한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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