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스파오,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신세계 강남점 유니클로 자리에 오픈
오픈 첫날부터 인기···스파오, 명품 콜라보로 인기몰이하는 유니클로 따라잡을지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유니클로가 주도했던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 시장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는 유니클로·탑텐·스파오 3강으로 이뤄졌었으나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흔들리면서 국내 토종 브랜드 탑텐·스파오가 유니클로를 대체하고 있다. 특히 스파오는 신세계 강남점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까지 꿰차며 본격 강남권 시장 잡기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11일 이랜드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28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이는 올해 첫 스파오의 신규 매장이다. 첫 오픈 날이지만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이날 스파오에 찾아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날 오픈한 스파오 신세계 강남점은 유니클로가 2012년부터 9년동안 운영하던 곳이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가 폐점한 후 토종 SPA 브랜드 스파오가 자리를 꿰찬 것이다.
이랜드는 “강남 상권의 특성을 적극 반영했다”며 “편안하지만 트렌디한 스파오만의 감성을 담은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신세계 강남점 지하는 고속터미널과 연결되어 있어 일평균 유동인구만 24만명에 달한다. 이로써 이랜드는 유동인구의 연령대와 성비가 고르다는 상권에 맞춰 전체 매장 면적의 20%를 생필품 라인과 베이직 라인으로 구성했다.
그간 스파오는 1020대를 타깃으로 해왔다는 느낌이 강했다. 1020대 연령층이 자주 입는 맨투맨, 후드티 등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오픈한 스파오 신세계 강남점은 이랜드의 설명대로 전연령층이 쇼핑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카테고리를 구성했다.
특히 스파오는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맞서기 위해 발열내의 웜테크와 기본 티셔츠 등 스파오의 베이직 상품 전체 라인업을 이번 신세계 강남점에 들였다. 매장 입구 기준 왼쪽은 여성, 오른쪽은 남성으로 구성해 쇼핑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스파오는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들을 매장에 빠르게 배치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무신사에서 전체 랭킹 1위를 달성한 허니 푸퍼와 시티보이룩 등을 선보이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는 모습이다.
매장에서 무신사 랭킹 순위를 보던 A씨는 “평소에 옷에 관심이 없어서 어떤걸 사야하나 고민했는데 랭킹따라 사면 될 거 같다”며 스크린을 응시했다.
이번 스파오 매장에도 이랜드는 RFID(무선주파수 인식) 기술을 접목했다. RFID 기술은 칩이 내장된 태그(tag), 라벨, 카드 등의 저장된 데이터를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비접촉으로 읽어내는 인식 시스템을 말한다. RFID로 위치 정보가 파악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있다면 직원은 빠르게 옷의 매장 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매장에서의 보유 현황, 색상 종류, 사이즈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 가능하다.
이날 스파오 매장에 방문한 대학생 정아무개씨(25)는 “스파오가 이렇게 좋았나 싶을 정도로 구경할 옷이 많다”며 “기본 아이템이 많아서 평소에 편하게 입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아무개씨(28)는 “요새 재택근무를 하거나 사무실도 캐주얼을 입는 분위기여서 편하면서도 단정한 옷을 찾고 있었는데 스파오에 많아서 지금 구매하려고 한다”며 “색상도 눈에 튀거나 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스파오는 올해도 매장 확대를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스파오는 올해 온·오프라인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관건은 스파오가 유니클로에 대항할 수 있을지다. 유니클로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 점포수 모두 줄어들었다. 롯데쇼핑의 합작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20년 9월1일부터 지난해 8월31일까지 유니클로 매출액 5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 때 1조원대 매출을 넘봤던 유니클로의 매출이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유니클로는 명품 콜라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는 르메르,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질샌더, 띠어리, JW앤더슨 등과 연이어 협업을 진행하며 ‘오픈런’ 대란도 일고 있다.
스파오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입점을 시작으로 올해 대형 매장을 연이어 선보이며 고객 접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