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훈 정책관·정호원 수석, 대변인·보건의료실장 하마평···복지부 실국장 인사 지연 전망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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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문재인 청와대에서 공동선임행정관으로 경쟁을 벌였던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과 정호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행정고시 기수순)이 마지막 경쟁을 벌일지 주목된다. 동갑이지만 행시 기수에 차이가 있어 그동안 경쟁이 적었던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이 향후 단행될 실국장 인사에서 어떤 경쟁을 할지 복지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29일 복지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복지부 본부 실국장 인사는 조율이 늦어지며 광복절 이전 단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9월 단행설이 나올 정도로 실국장 인사에 대한 작업이 미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로선 능력과 실력을 갖춘 소수 관료가 복수 하마평에 오른 상태로 관측된다. 예를 들어 A국장이 보건의료정책실장과 대변인, 보건의료정책관 하마평에 모두 올랐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복지부 안팎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인물은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이다. 임인택 보건의료실장이 지난달 초순 직위해제 발령을 받은 후 사실상의 실장 직무대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여당 파견기간이 종료돼 복지부 복귀를 앞두고 있는 정호원 수석전문위원도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이다. 

기자가 10여년간 복지부를 출입하며 관심을 갖고 관찰한 결과,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은 서로 친하지는 않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전병왕 사회복지정책실장이 있다. 전 실장과 이 정책관은 행시 38회 동기다. 단순한 동기 사이를 넘어 지난 2014년 8월 전 실장으로부터 보건의료정책과장을 넘겨받을 때 이 정책관은 소탈하고 합리적인 성격으로 대인관계를 중요시한다는 점이 전 실장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울대 84학번 동기인 전 실장(사회학과)과 정 수석(사회복지학과)은 친구다. 복지부 최대 학맥인 서울대 사복과 학맥은 전통적으로 사회학과 출신과 격의 없이 지내왔다.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은 공통점은 적고 차이점은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공통점은 출생년도와 학번이다. 두 사람은 1966년생 동갑에 84학번이다. 차이점은 출신대학과 전공이다. 이 정책관은 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정 수석은 앞서 언급대로 서울대 사복과 출신이다. 고향도 다르다. 이 정책관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광주에서 조선대사대부고를 다녔다. 정 수석은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진주 대아고를 졸업했다. 행시 38회인 이 정책관에 비해 민간기업인 현대건설에서 근무했던 정 수석은 두 기수가 늦은 40회 출신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처럼 차이점이 많은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이 동료로 만난 것은 문재인 청와대였다. 고위직 승진 후 한의약정책관과 대변인을 역임한 이 정책관이 대통령비서실로 파견돼 사회수석 사회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점은 2018년 3월이다. 반면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사회정책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정 수석은 2018년 9월 선임행정관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사회정책비서관실에서 공동선임행정관은 전례가 드물어 정 수석은 승진 두 달 만인 11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장으로 복귀했다.  

관가 관계자는 “2개 비서관실에서 근무한 정 수석이 청와대에서 질본으로 복귀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사례이며 이 정책관은 요직인 건강보험정책국장을 희망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2020년 3월 연금정책국장으로 복지부에 복귀했다”며 “두 사람 모두 청와대 파견에서 돌아오며 원하던 수준의 자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같은 우여곡절을 경험했던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은 최근 정경실 정책기획관과 함께 대변인 하마평에 올라 있어 경쟁을 펼치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참고로 대변인은 원래 국장급이었지만 지난 27일 실장급으로 격상됐다. 이에 기존 현수엽 대변인은 27일자로 대변인 전담직무대리로 발령 난 상태다. 이미 이 정책관은 대변인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지만 인선 결과는 예상이 어렵다는 직원들 전언이다. 정 기획관도 문재인 청와대에서 선임행정관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대변인은 전정부 청와대 출신 3인방 혈투로 요약된다.  

대변인 외에도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은 여러 보직 하마평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우선 이 정책관은 실장 승진과 함께 건보국장 등에도 거론되는 형국이다. 향후 거취의 폭이 실장부터 수평이동까지 다양하다는 지적이다. 관가 관계자는 “그동안 하마평이 무수히 많아 예측이 어려웠는데 이번 주 들어 이 정책관 표정이 밝아 승진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 수석도 유사하다. 대변인 외에도 김현준 질병관리청 차장과 함께 보건의료실장 하마평에 올라 있다. 현재로선 하마평 수준이기 때문에 이 정책관이 보건의료실장 후보군에 합류해 발령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이 동시 실장으로 승진하거나 이 중 한 사람만 승진할 수도 있고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모두 승진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인사 결과에 따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직속 상사가 될 수도 있는 가변적 상황이다. 단, 두 사람 나이와 경력을 감안하면 이번 실국장 인사가 그들의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경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가 관계자는 “올 들어 1964년생 고위직 일부가 명예퇴직했는데 1966년생 동갑인 이 정책관과 정 수석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대통령실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조속히 작업을 진행, 실국장 인사를 단행해야 부의 국정감사 준비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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