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매일 변경. 고참 국장 승진 결론···1년 전 여당 파견, 28일 복지부 복귀 
대변인 외 실국장 인사 발표 없어···대통령실, 인사 초안 보고 받고 고민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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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하마평이 무성했던 보건복지부의 실장급 대변인에 정호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승진 발령 받았다.  

복지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같은 실장급 인사를 지난 25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오는 28일자다. 신임 정 대변인은 1966년생으로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요크대에서 사회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당초 그는 현대건설 사원으로 민간부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무원인 부친의 권유로 고시 공부를 뒤늦게 시작, 행시 40회에 합격하며 정통행정관료로 변신했다.

복지부에 들어온 그는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과 기초생활보장과장, 사회정책선진화담당관, 보건산업정책과장,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 사회서비스정책과장, 연금정책과장, 인구정책총괄과장,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장, 보육정책관, 연금정책국장, 코로나19 중앙수습본부 대외협력총괄반장을 역임했다. 

행시 동기 중 선두주자였던 정 대변인은 인사과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복지부 인사에 관심을 표명했던 인물이다. 보건산업정책국 주무과장인 보건산업과장을 역임한 후에도 당시 신설된 해외의료진출지원과 책임자를 지원할 정도로 자리의 경중보다는 업무 자체에 비중을 뒀다. 해외의료에도 전문지식을 갖고 있었다. 진보 정권에서 2번 청와대 파견도 복지부에서는 드문 기록인데 보수 정권에서 여당 파견 기록을 추가하는 관운도 있었다.  

현재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인 안상훈 수석은 정 대변인의 서울대 사복과(88학번) 직속후배다. 안 수석을 보좌하는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은 그의 사복과 동기(84학번)로 대학 시절부터 절친이다. 정 대변인의 국민의힘 근무 시절 상사인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지역구도 진주시갑이다. 정 대변인은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정 대변인은 진중한 성격에 부드러운 성품을 지녔다. 보육정책관 근무 시절 직원들이 작성한 자료를 카톡메시지로 전달한 후 퇴근하면 저녁과 밤에 내용을 검토했다. 중수본 파견 이후에는 새벽에 출근해 밤에 퇴근하는 일상이 되풀이됐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이같은 성품과 능력을 갖춘 그는 지난해 8월 여당에 파견됐을 때부터 실장으로 승진해 복지부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도 초반부터 승진이 확정적이었다는 것이 직원들 전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 대변인 능력을 감안하면 실장 승진이 더 빨랐어야 했다”라며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에서 질본으로 복귀할 때 불평 없이 묵묵히 일만 했다”고 전했다.  

당초 지난달 27일 실장급으로 격상된 복지부 대변인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은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변인을 역임한 경력에 온화한 성품을 갖춰 실장 승진과 함께 발령 가능성이 거론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복지부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이형훈 대변인설이 가라앉고 김헌주 기획조정실장의 대변인 발령설이 확산됐다. 김 실장도 대변인 경력을 갖고 있다. 참고로 고용노동부도 지난달 하순 대변인에 기조실장을 임명한 바 있다. 관가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고참 국장을 실장으로 승진시키지 말고 기존 실장을 대변인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지며 김 실장이 대변인 후보로 부상했다”며 “하지만 김 실장에 이어 전병왕 사회복지정책실장까지 하마평에 오르며 대변인에 누가 임명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변인 하마평이 매일 바뀌는 혼란 속에서 에피소드도 흘러 나왔다. 관가 관계자는 “복지부 고위직이 모인 자리에서 A국장이 대변인에 고참 실장이 유력하다는 말을 하자 참석한 김 실장은 말없이 웃기만 했다”며 “향후 더 큰 자리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김 실장을 앉혀놓고 대변인 고참 실장설을 말하는 것은 눈치 없는 경우”라고 말했다.  

결국 이 정책관에 이어 김 실장, 전 실장으로 옮겨지던 대변인 유력후보가 정 수석이라는 하마평은 가장 최근 확산됐다. 유능한 실국장 모두 대변인 후보로 거론된 상태에서 마지막 후보가 낙점 받은 것이다. 관가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7개 정부중앙부처 대변인을 실장급으로 격상시킨 것은 정책 홍보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라며 “정 대변인이 이번에 중책을 맡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에 대변인을 제외한 다른 복지부 실국장 인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 24일부터 복지부 주변에서 정호원 대변인 유력만 알려졌을 뿐 다른 내용은 안갯속이라는 직원들 전언이다. 관가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복지부로부터 실국장 인사 초안을 보고받고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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