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사회수석, 장관 수준 영향력 평가···향후 복지부 물갈이 예상돼 사복과 학맥 거취 관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비서실 인선에서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사회수석비서관에 발탁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에 근무하는 그의 사복과 선후배들이 주목 받고 있다. 안 수석이 사실상 장관 수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복지부가 대규모 물갈이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지난 1일 대통령실 조직개편과 2실(비서실, 국가안보실) 5수석(경제, 사회, 정무, 홍보, 시민사회)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사회수석비서관에 안상훈 서울대 사복과 교수가 지명됐다. 신임 안상훈 수석은 1969년 서울 출생이다. 서울대 사복과 학사, 스웨덴 스톡홀름대 국제대학원 석사, 스웨덴 웁살라대 사회학 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2001년부터 서울대 사복과 교수를 맡고 있는 그는 복지부 정책자문위원, 대통령자문 사람입국일자리 전문위원,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안 수석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윤석열 정부 사회복지정책을 설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새 정부 비전과 국정 과제, 핵심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 2011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발의, 국가가 현금 복지와 사회 서비스를 균형적으로 보장토록 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구상에 참여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이에 박근혜 정부 출범 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력의 안 수석과 복지부에 근무하는 서울대 사복과 학맥을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안 수석은 대통령비서실에 근무하는 수석비서관 차원이 아니라 그 이상 영향력과 파워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수석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이번에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향후 분리를 전제로 여성가족부 장관이 될 수 있었지만 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장관이 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은 남에게 굽히기 싫어하는 자존심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의혹 제기나 야당에게 굽히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장관을 포기하고 수석비서관을 택했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관가 관계자는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해 8월 안 수석을 캠프에 영입했을 때 그의 장인인 김기춘 전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예의를 갖췄다”며 “안 수석 입장에서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그대로 장관에 취임하면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의사 출신 정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안 수석 전공인 복지정책을 결정하는데 그의 의도와 관계 없이 대통령실이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전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복지부에 소속된 서울대 사복과 학맥은 안 수석 발표에 따라 다시 주목 받는 분위기다. 조만간 정 후보자가 의혹을 떨치고 복지부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인사 태풍이 불것으로 예상돼 서울대 사복과 출신 거취도 관심 대상이다. 참고로 안 수석은 서울대 사복과 88학번이다. 관가 관계자는 “복지부의 서울대 출신은 학과가 같아야 선배로 대우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복과 출신은 비교적 응집력이 강한 편”이라며 “안 수석 취임과 향후 예상되는 대규모 물갈이로 복지부에 근무하는 안 수석 선후배들은 인사가 발표될 때마다 주목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모 장관 시절 일부 복지부 직원은 산하기관과 통화할 때 장관을 비판했는데 결국 그 장관은 이후 정치인으로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정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취임하면 정책은 물론 인사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강한 대통령실과 약한 복지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안 수석의 서울대 사복과 선배로 복지부 본부에 근무하는 관료는 양성일 제1차관(87학번)과 고득영 인구정책실장(84학번), 정호원 연금정책국장(84학번) 등 3명이다. OECD 대한민국정책센터에 파견돼 근무하는 정영훈 국장은 86학번이다. 이어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에 교육훈련 파견근무 중인 황승현 국장(89학번)과 박재만 국민연금정책과장(93학번) 등 후배들이 활동 중이다.
관가 관계자는 “복지부의 서울대 사복과 출신은 개개인 능력과 실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상황이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묵묵히 공무원 본연의 업무에만 치중하면 학연에 의존해 인사운동하는 일부 고위직 관료와 구별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