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유화학 부문 영업적자 냈지만 첨단소재 부문 실적 이끌어
한화솔루션, 영업이익 90.2% 태양광 사업에서 나와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정유·석유화학 업체 다수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부문 부진을 신사업을 통해 이겨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고유가와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으로 새 먹거리를 개척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도 실적 이끈 배터리 소재·태양광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 14조4860억원, 영업이익 791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8% 줄었다.

석유화학 부문 실적이 부진해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4조579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51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전분기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여전히 높은 유가 상황과 공급 과잉 영향으로 수익성에 대한 개선 폭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매출 상승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생산을 담당하는 첨단소재 부문에서 매출 2조5614억원, 영업이익 20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5%, 31.8% 늘었다.

한화솔루션 또한 전통적인 사업 부문인 석유화학 부문 부진을 신사업으로 극복하는 모양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7일 매출 3조1002억원, 영업이익 27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케미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0% 줄은 1조3475억원, 영업이익은 86.9% 감소한 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이상 증가했다.

신사업으로 밀어온 태양광 발전이 호실적을 거두면서다. 태양광은 한화솔루션의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태양광 발전을 담당하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매출 1조3661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을 거뒀다. 한화솔루션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태양광 발전에서 나온 셈이다. 

발전소용 ESS 프로젝트 매각도 수익성을 높였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미국 텍사스 발전소용 ESS 프로젝트 7개를 매각하면서 발전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650억원에 이르렀다. 한화솔루션은 발전사업에서 꾸준한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한다. 연간 매출은 1조원, 영업이익은 분기별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 27일 한화솔루션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단순 모듈 판매 뿐만이 아닌 발전사업에서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지금과 유사한 수준의 견고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표=정승아 디자이너

◇LG화학·한화솔루션, 신사업 강화 계속

두 회사의 신사업 부분 비중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에 나서며 첨단소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히는 등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앞으로도 고객사 확대를 위해 빡빡한 증설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LG화학 측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공급 조건을 협의 중이며 늦어도 올해나 내년 초까지는 외부 판매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고객사와 공급계약을 확정하면 생산 시설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수혜를 통해 태양광과 발전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한화솔루션은 IRA 수혜를 기반으로 한 모듈 판매와 발전사업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 대상 태양광 모듈 판매량을 전체 생산량의 7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AMPC 수혜 규모는 229억에 달한다. 증권 업계는 AMPC가 종료되는 2032년까지 한화솔루션이 8조원 정도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