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량 증가에도 거래선 한계···“폴더블폰 시장 개척도 고민”

LG디스플레이 vs BOE,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 추이 및 전망. /자료=옴디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물량에서 앞선 BOE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BOE는 저가 공세와 애플 공급량 확대를 통해 올해 출하량을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 OLED 기술 안정화에도 가격 경쟁력에서 열세인 데다 급성장하는 분야인 폴더블 패널 거래선이 없어 올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와 BOE의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 전망치는 각각 5000만개와 8000만개로 양사 격차는 3000만개로 전망된다. 지난해 출하량은 LG디스플레이 4800만개, BOE 6200만개로 1400만개 차이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격차가 2배 이상 확대되는 셈이다. 2021년 물량 차이는 700만개로 격차를 해가 갈수록 커졌다.

BOE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약세에도 프리미엄 패널인 플렉서블(Flexible·연성) OLED를 저가에 납품하면서 출하량을 늘릴 전망이다. BOE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플렉서블 OLED 가격은 20달러(약 2만5500원) 수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리지드(Rigid·평면) OLED 패널 가격과 비슷하다. 리지드 OLED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제품이다.

또 BOE의 올해 아이폰 패널 출하량도 전년 대비 증가가 예상된다. BOE는 지난해 아이폰13 OLED 패널의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 배선을 임의로 변경하면서 상당수 물량을 잃었으나 올해는 정상화가 점쳐진다. BOE는 아이폰12·13·14를 비롯해 하반기에 출시되는 신제품에도 제품을 납품할 예정으로 지난해 애플에 공급한 패널은 3000만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프로 라인업에 적용되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TFT 기술 안정화로 애플 물량을 지난해보다 수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외에는 다른 고객사가 없다. BOE가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저가 제품에도 패널을 납품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LG디스플레이가 ‘CES 2023‘에서 공개하는 8인치 폴더블 OLED 제품.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거래선 부재로 폴더블폰에도 패널 공급을 하지 못한다. BOE는 화웨이와 비보 등에 폴더블 패널을 납품 중이지만, LG디스플레이는 폴더블 패널 기술력 확보에도 수요처가 없어 생산하지 않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13.3인치 대형 폴더블 OLED를 전시한 바 있고, 5일 개막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8인치 360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단 점에서 폴더블 패널 양산 여부는 스마트폰용 OLED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단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전망치는 2270만대로 전년(1490만대) 대비 5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은 올해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고 샤오미, 아너, 모토로라 등의 시장 진출도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절대적인 물량 자체는 아직 적은 편이지만, 시장 성장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진입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LG디스플레이도 폴더블폰 시장 개척이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쪽에서 LG디스플레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애플 이외 고객사가 없다는 점이다. 폴더블폰 OLED를 양산하지 않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며 “고객사 다변화는 내부적으로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겠지만, 중소형 시장 진출 시점이 늦은 측면이 있어 해결하기 쉽지는 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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