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량 전년比 소폭 감소
LTPO 패널 절반 이상 줄어···중소형 거래선 다변화 필요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해 패널 물량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아이폰14 프로맥스‘에 적용되는 프리미엄 OLED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패널 양산이 지연돼 해당 제품 공급량이 당초 전망치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올해 아이폰용 패널 공급량을 전년 대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기본형 제품은 BOE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사업을 강화하려면 애플 이외 고객사 다변화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삼성디스플레이 및 BOE와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쉽지 않단 관측이 나온다.

아이폰용 OLED 패널 업체별 점유율 전망. /자료=옴디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LTPO 패널 800만개 전망···당초 예상치 절반 이하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아이폰용 OLED 공급망에서 LG디스플레이 점유율 전망치는 22%로 집계됐다. 지난해(26%)보다 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옴디아는 올해 애플의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을 2억1900만개로 예상했는데, LG디스플레이 공급량은 4800만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물량 추정치 4900만개보다 2% 감소한단 관측이다.

디스플레이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4 프로맥스’ 제품의 패널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한 점이 아이폰용 OLED 역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맥스 LTPO 패널 물량을 약 1800만개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산 시점이 7월에서 3개월 정도 미뤄지면서 공급량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이달부터 애플에 LTPO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계획했던 일정보다 3개월 정도 미뤄진 것”이라며 “연말까지 라인을 풀가동해도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할 수 있는 LTPO 패널 물량은 800만개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800만개는 당초 전망치 1800만개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LTPO 패널은 디스플레이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패널인데, LG디스플레이의 양산 시도는 올해가 처음인 만큼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됐단 분석이다.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 /사진=애플

◇삼성D·BOE 약진···“LG디스플레이, LTPO 기술 안정화 중요”

올해 아이폰용 OLED 공급망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BOE의 점유율 전망치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했다. 옴디아는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을 지난해와 동일한 66%, BOE는 전년(8%) 대비 4%포인트 증가한 12%로 전망했다. 올해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이 전년보다 3000만개 가까이 증가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공급량은 각각 2000만개와 1000만개 이상 늘어난단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몫이었던 LTPO 물량을 가져갔고, BOE는 지난 상반기 TFT 회로 배선 설계 임의 변경에 따른 페널티에도 올해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BOE는 자체 생산한 LTPO 패널을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아너에 납품하고 있어 내년 애플 공급망에도 진입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OLED 공급선을 넓힐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급망이 다변화돼야 애플 물량 변동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애플을 유일한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도 이를 알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은 현지 디스플레이 업체의 패널을 사용하거나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 관계다. 특히 샤오미, 비보, 오포 등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많이 공급받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며 “LG디스플레이는 LTPO 기술을 안정화해 내년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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