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규모 확대에 ‘재무건전성 회복’ 최우선 과제 제시
“국내 7세대 LCD 생산 종료 일정, 6개월~1년 앞당길 것”
“대형 OLED, 재고 안정화되면 내년 출하량 700만대 상회”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업황 악화로 인해 올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용 감축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비를 연초 계획보다 1조원 이상 낮추고, 시장 경쟁력이 낮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국내 생산 종료를 기존 일정보다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수익성 확보 및 재무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단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 콜을 개최했다. 3분기에 75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지난 2분기(4883억원)보다 적자 규모도 더 확대됐다.
◇김성현 CFO “설비투자비 1조원 이상 축소···내년 계획도 재검토”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고강도의 실행 계획을 추진하겠다. 첫 번째는 LCD TV 출구전략 가속화”라며 “LCD TV 부문은 국내 7세대 TV 팹 생산 종료 계획을 기존 일정 대비 앞당기고, 중국 내 8세대 TV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LCD 출구전략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자사가 집중하고 있는 OLED로의 구조적 전환을 더 빨리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개최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을 내년 중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속도를 더 끌어올리겠단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LCD 패널을 생산 중이지만, 중국 업체들이 이 부문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그룹장(전무)은 LCD 생산 중단 일정에 대해 “국내 7세대에서 13만장, 중국 8세대에서 8만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며 "7세대는 당초보다 (종료 시점을) 6개월에서 1년 수준 앞당기고, 이와 유사한 시점에서 8세대도 생산이 많이 축소될 예정이다. 이미 진행 중인 것도 있고 진행 예정인 것들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투자 규모도 축소할 방침이다. 김 CFO는 “올해 케팩스(CAPEX·설비투자비)는 연초 계획 대비 1조원 이상 축소시켜 감가상각비 수준에서 집행하고자 한다”며 “내년 이후로도 케팩스는 현금흐름 기준으로는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수준, 발주 기준으로는 감가상각비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했다”고 밝혔다.
◇OLED 가동률 조정 불가피···IT용·자동차용 제품 강화
거시경제 악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OLED 생산 측면에서도 가동률 조정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이 때문에 실수요 기반으로 OLED를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태종 LG디스플레이 대형마케팅 담당은 “유럽의 판매 부진, 유통과 세트업체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재고조정 결과로 올해 말 재고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돼 패널 출하와 세트의 실판매 갭이 축소되면서 전체적인 출하량은 7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대형 OLED 수요 회복과 함께 IT용·자동차용 OLED 시장을 공략해 실적 개선을 꾀한단 전략이다. 회사는 OLED 침투율이 40% 수준인 모바일과 유사한 흐름으로 IT용 OLED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자동차용 제품에서도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45%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김 CFO는 “2024년 양산 예정인 태블릿 OLED를 시작으로 OLED 기술 기반의 모니터를 준비하고 노트북까지 확대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중형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자동차용 제품도 차별화된 고객가치 제공을 통해 미래 초격차 성장 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