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수신불량·기기 멈춤·배터리 성능 저하 등, 일부 고객들 다운그레이드 받기도…서비스센터에선 “업데이트 비권장”

그래픽=조현경 그래픽 디자이너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 '오레오'가 적용된 LG전자 스마트폰 'V30'에서 오류가 속속 발견돼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체제(OS) 버전이 새롭게 바뀔 경우 초반에 일부 오류가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번 버전의 경우 사전 테스트까지 거쳤는데도 오류가 많아, 이용자들은 LG전자가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서둘러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심지어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업데이트를 권장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26일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자사의 플래그십 폰 ‘V30’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오레오’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V30 고객들은 최신 버전을 가장 먼저 사용할 수 있어 이를 반겼다.

하지만 업그레이드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오류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수신이 잘 되지 않아서 1위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인 티맵 사용이 어려워지거나 기기 멈춤 증상, 배터리 성능 저하 등도 보고되고 있다.

기대감에 부풀었던 이용자들 중 일부는 다운그레이드를 통해 기기를 다시 원래 버전으로 돌리기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고 있다. 다운그레이드는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닌 원래 사용하던 버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운영체제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고객 스스로 진행하기는 어려워 직접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오레오 업그레이드를 받은 V30를 사용하고 있는 최모(남·32)씨는 “초기 버전에 오류가 많다면 그걸 미리 알게끔 공지를 해야 했다. 첫 업그레이드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 오류가 당연하다는 태도는 정말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최씨는 이어 프리뷰를 했음에도 오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급히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모(여·29)씨는 “V30를 사용하는 부모님이 무조건 좋은 것인  줄 알고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뒤 자주 사용하는 티맵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해 하셨다”며 “초기 버전이 불안정한 것을 알고 있는 제조사 측에서 업데이트를 알릴 때 관련 내용을 공지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 27일부터 V30 사용자를 대상으로 오레오를 미리 사용할 수 있는 LG 운영체제 프리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객들의 불편과 오류에 관한 의견을 반영해서 정식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LG전자 관계자는 “LG V30는 이용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오레오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며 “현재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레오 업그레이드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초기 특정 앱의 호환성 등 관련 불편은 ‘퀵헬프’ 기능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레오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에 대해 LG전자 퀵헬프에서는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앱 제조사에서 적용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 보니 초기에는 오류가 발생되는 부분이 있다”며 “해당 부분이 걱정된다면 조금 더 있다가 업데이트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또 “계속 오류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내비게이션 기능 및 지도, 금융 앱을 많이 이용하는 경우 나중에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모바일 관련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오레오 업데이트를 대부분 추천하지 않고 있다. 업데이트에 만족하고 있는 일부 사용자도 있지만, 새로운 버전이라는 장점보다는 호환성과 오류 부분에서 취약점이 더 많이 드러난 탓이다.

 

실제 기자가 오레오 업데이트 오류에 대해 LG전자 서비스센터 측에 문의하자, 크게 다르지 않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센터 측은 곧 출시될 추후 업그레이드 버전을 이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LG전자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원래 초기 버전은 오류가 많고 최적화가 안 돼 있기 때문에 늘 오류가 많다”며 “V30를 이용하는 수리기사들은 아무도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을 정도다. 수정을 거쳐 추후 버전이 나오면 그때 업데이트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서 지난해 진행됐던 G6 업데이트 과정을 예로 들며 오류가 심해서 다운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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