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기업결합 저조…1년새 35%↓

지난해 대기업들의 기업결합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M&A 사례가 급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2015년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건수는 669건으로 전년(571건)보다 17.2% 증가했다. 기업결합 금액도 381조9000억원으로 81.6% 늘었다.

하지만 대기업 소속 계열사의 기업결합은 2014년 230건에서 지난해 150건으로 35% 줄었다. 기업결합 금액도 31조4000억원에서 26조700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도 93건으로 전년(160건)에 비해 42% 줄었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사례를 살펴보면 새로운 산업 진출보다 기존 사업과 연관된 사업 인수 차원이 많았다.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석유화학사업 인수,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롯데쇼핑의 대우인터내셔널(대우백화점 마산점∙부산센트럴점) 영업양수 등이다.

다른 업종을 영위하는 회사와의 기업결합은 전년 100건에서 지난해 47건으로 53% 줄었다.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합병 등 M&A 금액이 1조원을 넘는 대형 기업결합은 대기업 내부 구조조정을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는 항공우주, 생명공항 등 첨단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대형 기업결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업결합 양적 증가세는 외국기업이 주도했다. 외국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기업을 인수해 발생된 기업결합 금액이 32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9.2% 늘었다. 이는 전체 기업결합 금액의 85.3% 규모다.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아바고(Avago)의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 인수,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의 머크 인수 등 외국기업간 결합 건수와 금액이 모두 증가한 영향 때문이다.

반면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 건수는 전년에 비해 27.3% 줄었고, 결합금액도 60.8%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기업에 의한 M&A는 534건으로 전년보다 18.4% 늘었고, 금액은 56조3000억원으로 47.4% 증가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8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SK C&C의 SK 합병(6조3000억원),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주식 취득(6조2000억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합병(3조3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