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하량 감소 등으로 반도체 실적 더 떨어질 듯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전망은 더 어두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에 가까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까지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이 5조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17%포인트(p) 가량 떨어진 것으로 전망이 좋지 않았던 시장 기대치조차 밑도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 원인은 3대 부문인 모바일가전부품(디스플레이반도체) 중 특히 반도체 부문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과 아이폰6S의 수요부진 악재가 겹친 대다 3분기 호실적을 만들어줬던 환율 효과도 사라졌다.

 

문제는 올해 1분기에는 모든 부문이 부진을 이어가거나 실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이 5조 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기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6300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6000억 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49000억 원이었다지난해 4분기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반영하면,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치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5조원대 초반까지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올해 반도체 부문 실적은 지난해 4분기보다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모바일D램 부문에서 선방했기 때문인데 올해 1분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6S과 아이폰 6S플러스를 30% 감산할 것으로 알려져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승우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30% 줄인다고 했는데 미리 만들어놓은 재고가 쌓여있어 실제 아이폰 출하량은 더 줄 것이라며 올해 1분기 반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원대 초반까지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인한 타격도 불가피하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가전이나 모바일엔 직접적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반도체 부문은 이야기가 다르다. 중국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자연스레 중국 내 스마트폰 소비가 줄게 되고, 해당업체에 메모리를 공급하던 삼성전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분기 모바일 부문은 실적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로 들어가 삼성전자 뿐 아니라 경쟁사 애플의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에도 중저가폰 시장이 확대돼 계속해서 수익성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모바일 실적은 4분기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미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은 이미 바닥을 쳤다며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분기 그나마 선전했던 가전 부문도 올해 1분기엔 부진을 피하기 어렵다. 4분기 누렸던 성수기 효과(크리스마스블랙프라이데이)가 사라지고 비수기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1분기 삼성전자 가전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대비 40%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정체기에 들어간 모바일이나 성수기 효과가 빠진 가전보단 반도체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정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부문 경쟁력을 확대할 전망이라며 ”3D 낸드 등 부품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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