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약력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2013.5~ 현재) /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2001.7~2013.5) / 교보증권(1994.7~2001.6) / 하나경제연구소(1991.9~1994.6) / 장은증권(1989.2~1991.8) / 서울대 경제학과(1986졸) / 영등포고(1982졸) / 사진=김재일 기자

조직은 구성원이 내는 향기에 물든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사학연금)은 교직원의 퇴직후 안정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스승의 향기를 풍기는 조직이다. 금융 투자 분야에 새로운 경향을 찾고 배우고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사학연금의 자금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을 만났다. 숫자로 승부하는 금융 투자 분야을 총괄하고 있기에 최근 수익률부터 물었다.

 

“가장 최근에는 4% 중반 수준입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5.6% 정도였는데 7월 이후 중국경기 둔화에 전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해외 투자부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대체투자 쪽에서는 9월말 기준으로 6.2%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가 괜찮았다고 평가한 해외 대체투자는 업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미 국내 체급이 아닌 국민연금과 해외투자를 위해 설립된 한국투자공사(KIC)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발 빠르게 해외 대체투자 분야에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학연금의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2000년대 중반 1% 수준에서 이제 16%까지 늘었다.

 

“사학연금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대체투자를 늘려왔습니다. 2013년부터는 해외투자 쪽 비중을 빠르게 늘렸습니다. 사학연금에 근무하는 운용 인력은 30여명수준인데 이중 해외 대체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해외투자2팀에만 8명이 배정돼 있습니다. 팀 단위 운용도 탁월했고 이사장님도 해외·대체투자 확대에 공감하고 계셔서 조직 개편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공은 미루고 있지만 그는 실질적으로는 사학연금의 대체투자 확대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체투자 자산은 일반적으로 8년 정도 장기간을 보고 투자하는데 초기 4년은 투자기간이고 이후 4년에 수익이 나는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금 수익을 내는 자산들은 2010년부터 투자했던 자산들이다. 그는 자금운용단장에 취임하기 전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 중 하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새로운 투자 분야는 아니지만 최근 저금리 환경에 유용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는 최근 ETF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2~3년 사이에는 시장대비 초과 수익을 내기가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ETF를 통한 패시브(Passive) 투자가 상당히 유용 면이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할 때 좋은 운용사를 찾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패시브 투자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었다. 고객의 이익이다. 고객인 교직원들의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기준이다. 그러나 고객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먼저였다.

 

“과거에는 다른 분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우선시했는데 요즘은 적극적인 주주권행사가 고객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사학연금도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우선 내부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는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또 우리 판단이 고객의 이익을 높인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이 정립되고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야겠죠. 그 부분에서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약력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2013.5~ 현재) /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2001.7~2013.5) / 교보증권(1994.7~2001.6) / 하나경제연구소(1991.9~1994.6) / 장은증권(1989.2~1991.8) / 서울대 경제학과(1986졸) / 영등포고(1982졸) / 사진=김재일 기자

그의 대답에는 항상 고객의 이익이라는 원칙이 깔려 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을 달성하기 위해서 다른 모든 분야를 받아들이고 고민하는 모습이 뭍어났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조훈현 국수가 쓴 ‘고수의 생각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정석을 익힌다음에는 잊어야 하고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내용에 공감했어요. 저희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은 당연히 알아야 하는데 남들과 같은 생각으로 투자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다른 시각을 갖도록 노력을 계속해야죠.”

 

내부 인사로 사학연금의 자금운용 분야를 책임지는 위치에 오른 만큼 사학연금의 투자연속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연기금들의 투자정책이 연속성을 갖기에 임기가 너무 짧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사학연금의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로 답했다.

 

“절차가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투자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5년째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얼떨결에 CIO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전 CIO들이 만들어 놓은 성과를 제가 이어가고 또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는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약력

現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2013.5~ 현재) /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2001.7~2013.5) / 교보증권(1994.7~2001.6) / 하나경제연구소(1991.9~1994.6) / 장은증권(1989.2~1991.8) / 서울대 경제학과(1986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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