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북미 시장 주력···“가정 내 건조기 보급률 늘릴 것”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출시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제품 ‘비스포크 AI 콤보’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한다. 국내에 이어 북미에 출시한 이후 올 상반기 내 동남아를 포함한 세계 주요 시장 전 지역에서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콤보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에서 “(비크포크 AI 콤보는) 현재 미국 물량이 배를 타고 가는 중이며 동남아를 포함해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도 2분기 내에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유럽의 경우 폭이 작은 24인치 제품을 주로 쓰고 있어 설치 환경 제약으로 조금 우려도 있으나, 결국 시장은 에너지효율이나 AI 등 다른 편의사양들이 많이 고려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 더 집중해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력 시장은 우선 국내와 북미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국내 판매 3000대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도 양호한 판매 기조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과 건조를 하나의 드럼으로 처리하는 올인원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일체형 제품 장점으로 그간 보급률이 낮았던 건조기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에서 (전체 시장 기준) 드럼세탁기가 1년에 100만대 팔리고, 작년 기준 건조기가 83만대 팔렸는데 가정 내 건조기 보급률이 30%밖에 안 된다”며 “그 이유 중 하나가 세탁기와 건조기 두 제품을 집에 다 놓기가 힘들기 때문인데, 그런 수요들을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직 건조 기능의 제품을 집안에 갖고 있지 못한 70%가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출하가 399만 9000원···LG전자 제품의 절반 수준

앞서 경쟁사인 LG전자도 지난달 22일 일체형 ‘LG 시니처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출시해 이달 18일부터 배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전자의 신제품 출하가는 690만원이다. 4월 일반형 제품인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도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이보다 더 저렴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신형 세탁건조기의 출하가를 399만 9000원으로 책정했다. LG전자 신제품과 비교해 건조용량은 더 키웠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IFA 전시회에서 처음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공개할 당시 용량은 세탁용량 25kg, 건조용량 13kg으로, LG전자 제품과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출시 시점에 건조용량을 15kg으로 늘렸다. 삼성전자도 현재 라인업 추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 사진=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 사진=고명훈 기자

이 부사장은 “399만 9000원으로 책정한 것이 낮은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사에서 어떻게 책정했느냐를 떠나서, 기존의 세탁기, 건조기 사용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지는 않았다”라며 “제품에 들어간 AI 기능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큰 가격 상승 없이 소비자에게 제공해드리는 게 의무라고 생각하며,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선에서 가격을 정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세탁건조기에 장착된 7형 와이드 스크린과 관련해 오버스펙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스크린을 통해 다른 가전을 제어하고, 전화나 문자 수신, 영상 콘텐츠 시청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세탁실에 있는 짧은 시간 동안에 실질적으로 사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부사장은 “‘스크린 에브리웨어’란 큰 방향에서 많은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세탁실에서도 몇 분 정도 머무는 시간이지만, 또 거기에서 벌어지는 경험들도 있다. 전체적인 전략상에서 이제는 전 제품들이 AI 허브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오버스펙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계속 시나리오를 보완해서 사용성을 높여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3년 동안 고민한 제품···설계구조 바꾸고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적용

삼성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에서도 따로 분리된 건조기에서의 성능과 동등한 수준을 구현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설계구조를 완전히 바꿨다. 삼성전자는 기존 건조기 하단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했으며,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해 설계 공간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특허 기술인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도 적용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으로, 삼성전자는 일반 21kg 건조기와 같은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하면서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월등히 넓혔다.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도 최적화했다. 일반 건조기에 사용하는 디지털 인버터와 고효율 히트펌트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환경 조건에 따라 히트펌프와 히터를 복합적으로 운전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드럼 내부의 초기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킨 이후 저온으로 건조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은 세탁물 1kg당 세탁 시 소비전력량 기준으로 1등급의 최저 기준보다 40% 더 낮다.

이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는 3년 전부터 기획한 제품으로, 기초 기술을 얻는 데만 해도 1년이 넘게 걸린 것 같다”라며, “단순히 성능뿐만 아니라 사용성 부분에서도 어떤 부품을 어떻게 배치해야만 가장 최적의 경험을 구현할 수 있을까 수많은 조합을 검토해서 구현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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