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 美 해군성 장관,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사업장 방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포함한 함정 사업 한미 협력 가능성 점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미국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업장을 각각 방문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미 해군 및 해병대를 관할하는 카를로스 델 토로(Carlos Del Toro) 해군성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내 주요 조선소를 방문했다.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의 이번 방한은 국내 조선소의 군사적·상업적 역량을 확인하고 향후 미국 해군 MRO 사업을 비롯한 함정 사업과 관련해 한미 협력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한 사업장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두 곳이다.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은 양사 생산 시설과 특수선 사업부 등을 둘러봤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울산 본사를 방문한 델 토로 장관을 특수선 야드로 안내해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을 비롯해 건조 중인 함정 현황과 기술력을 직접 소개했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델 토로 장관과 함께 함정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현재 건조작업이 진행 중인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자국 내 조선업 역량만으로는 운용 중인 해군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우방국인 한국 또는 일본에 함정 MRO 업무를 위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아시아 전역에서 미국 해군함정 수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방산 시장의 최대 고객인 미국은 태평양함대만 약 200척의 함선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MRO 사업 일감이 풍부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필리핀에 군수 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함정 건조 업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엔 지난해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했고 올 초 조선소 현장 실사를 마쳤다.
한화오션은 국내 업계 최초로 MRO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기술이전, 근접지원센터 설립 등 해외 유수 국가와 MRO와 관련한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함정 MRO사업은 신조 사업만큼이나 경험과 역량이 중요하다”며 “해외 함정 수출과 더불어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MRO 사업 역시 ‘K-방산’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