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빅 클라우드 자체 AI칩 수주 확대···올해 최고 실적 전망
삼성전자, 빅테크 서버향 칩 수주 늘려야···생산능력 우려 여전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실장산업협회(KPIA) 주관 ‘첨단 전자실장 기술 및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실장산업협회(KPIA) 주관 ‘첨단 전자실장 기술 및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최근 자체 칩 비중을 늘리면서 파운드리 산업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도 대만의 TSMC가 신규 물량을 독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빅테크 기업들의 서버향 칩에서 여전히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실장산업협회(KPIA) 주관 ‘첨단 전자실장 기술 및 전망 세미나’에서 “클라우드 기업들이 중앙처리장치(CPU), 신경계처리장치(NPU)를 자체적으로 설계해 제작하는 추세인데, 대부분 TSMC가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도 일부 생산하겠지만 국내 로컬 기업들 제품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빅테크와 해야 할 텐데, AMD와의 협업도 게이밍 제품에 들어가는 칩이지 데이터센터 쪽은 아직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는 퀄리티가 가장 높은 중요한 영역이라, 앞으로 삼성전자가 트랙 레코드를 어떤 식으로 극복하느냐가 되게 중요할 것 같다”며 “모바일이나 전장 쪽에서는 그런대로 잘하고 있으나, 고성능컴퓨팅(HPC)쪽으로 어떻게 잘 전향하느냐가 우리 파운드리 산업과 패키지 산업에도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독점에 대응해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나선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올해 애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AI 서버 칩 ‘마이아 100’을 TSMC 파운드리에 맡겼다. Arm 아키텍처 기반의 CPU ‘코발트 100’ 또한 TSMC와 협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의 자체 칩 TPU도  TSMC가 생산해왔으며, 오픈AI, AWS 등의 신형 AI 칩 또한 파운드리 협력사로 TSMC가 거론된다.

TSMC는 이를 토대로 올해 파운드리 시장이 전년 대비 20%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이를 초과한 20% 중하위 범위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 센터장은 “TSMC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간 파운드리 시장의 기존 예상치 대비 훨씬 높은 가이던스를 내놨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해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최근 자체 CPU 물량, 또 AMD 물량까지 TSMC가 전부 다 양산하게 되면 올해 초과 성장을 달성하지 않을까 업계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회사(IDM)로 메모리와 패키징, 파운드리를 턴키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SoC(시스템 온 칩)를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가 여전히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칩 생산능력에 대한 우려로) TSMC에서 웨이퍼를 받아와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다만 생산량이 부족할 때는 기회가 많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가 현재 SK하이닉스와 경쟁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영역에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올 상반기 HBM3E(5세대) 양산이 본격화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HBM3(4세대)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의미가 없단 분석이다.

노 센터장은 “HBM에서 엔비디아랑 친하고 TSMC와 관계가 좋은 SK하이닉스가 계속 좋을 것 같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CoWoS(2.5D 패키지 기술)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고 있는데 HBM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잡아야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미 HBM3에서 초반에 많이 헤맸으며 HBM3E에서 또 늦어진다면 결국 내년까지도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HBM 시장 자체는 올해 110억달러(약 14조6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는데, SK하이닉스가 올해 HBM 매출만 10조를 본다는 얘기도 있다. 대부분을 SK하이닉스에서 공급한다고 보는 것”이라며 “이는 HBM3E가 기본적으로 싱글 스택의 단수가 높아서 그만큼 비용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며, 실제 (시장에서) 비싸게 가격이 책정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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