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발열 관리 등 품질 만족도 높여야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꺼내든 첫 인공지능(AI)폰에 대한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갤럭시S24 시리즈 공개 이전부터 실시간 통화 통역과 문자 번역 등 기능은 이미 예상한 것이었음에도, 실제 기능을 실행했을 때 반응 수준이 꽤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관심이 높다.

번역 기능은 과거 SF 영화 속 장면처럼 원활한 구현은 어려울 것이란 의심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특히 서비스 초기부터 13개국 언어를 지원한다는 점도 놀랍단 반응이다. 익숙한 영어를 번역할 때까지 크게 와닿지 않았던 기능이, 생소한 힌디어나 베트남어까지 확장되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다.

갤럭시 AI를 소개하는 언팩 행사와 미디어 브리핑에서 실시간 통역 기능이 시연될 때마다 탄사가 쏟아졌다. 삼성 노트를 활용한 문서 요약, 번역 기능, 구글과 함께 구현한 AI 검색 역시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4는 야심 차게 꺼내든 AI폰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분명히 성공했다. 이제부터는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삼성’이란 브랜드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도 필요하지만, 실사용에 대한 만족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원한 숙제라고도 말할 수 있는 발열 관리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1년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사태러 큰 곤욕을 치른 바 있으며, 애플도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 판매 초기에 발열 논란이 일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스마트폰 발열은 주로 기기에 탑재된 AP칩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디바이스 내 냉각 시스템과 방열 구조 등이 미비했을 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냉각 시스템 등은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들은 AP칩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부분을 계속 주시 중이다. 그간 테스트 장비를 통해 AP칩 성능을 측정한 값과 실제 기기에 탑재했을 때의 결과값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 중 일반 모델과 플러스에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2400’을, 울트라 모델에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장착했다. 퀄컴 칩은 이미 지난해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돼 높은 성능과 안전성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굳어진 상태다. 엑시노스의 경우 삼성전자가 기존과 다른 새로운 패키징 기술을 도입해 AP칩의 발열 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각장치의 일종인 베이퍼챔버 사이즈가 울트라 모델 기준 1.9배 커졌고, 전반적으로 방열 방법을 이전보다 다방면으로 가져가서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지원을 또다시 확대하며 소비자들이 더 오랫동안 최신 버전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 생애주기를 늘렸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사용자들은 7세대의 OS 업그레이드와 7년의 보안 업데이트를 지원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업그레이드 지원 주기를 기존 3년에서 4년, 5년, 7년 등으로 계속 넓혀왔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시점도 좋다. 시장 전문가는 올해가 그간 침체했던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가 이번 AI폰을 기점으로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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