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격차 여전히 커

미국 세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S24
미국 세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S24 시리즈의 생성형 AI 기능을 실험해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4로 생성형 인공지능(AI)폰 시장에 애플보다 먼저 진출했다. 삼성전자가 향후 5년동안 AI폰 시장점유율 50%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애플의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71%에 달하며, 삼성전자는 17%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18일(한국시각) 미국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하고, 첫 생성형 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생성형 AI폰 시장은 올해부터 3년간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5억2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AI폰 비중은 지난해 4%에서 2027년 40%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3년 동안 누적 출하량은 10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AI폰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 인터넷연결 없이 온디바이스 형태로 AI활용

생성형 AI폰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 자체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신형 플래그십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최초로 ‘갤럭시 AI’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함께 협력을 통해 구현한 모바일에서의 종합적인 AI 경험을 ‘갤럭시 AI’라고 정의했다. 첫 AI폰에 대한 이용자들의 실사용 만족도와 시장 반응에 따라 프리미엄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갤럭시S24 올해 판매량이 갤럭시S23 대비 22% 증가한 36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6년 갤럭시S7(4900만대)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할 것이란 예측이다. 올 1분기 기준 판매량의 경우 전작인 갤럭시S23(720만대) 대비 80% 크게 늘어난 1300만대 수준으로 추정했다.

최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판매량 잠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전작 갤럭시S23 시리즈의 10개월 누적 판매량은 2726만대, 같은 기간 S22의 경우 2207만대에 불과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향후 2년간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폰을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폰 시장 점유율이 55%를 확보해 향후 온디바이스 AI폰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며 “이는 올 상반기 아이폰15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도 차별화 요인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갤럭시S24의 향후 온디바이스 AI폰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모델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분석 전문가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 또한 SNS 게시글에서 “AI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플래그십 갤럭시S24의 핵심 판매 포인트”라며 “2024년 갤럭시S24 출하량은 지난해 갤럭시S23 대비 10~1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언팩 행사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언팩 행사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총 2억 3460만대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20.1%로 1위를 기록했음. 삼성전자는 2억2660만대로 19.4%에 머물며 2위로 물러났다. 애플은 전년 대비 1.3%p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2.3%p 떨어졌다.

◇ 삼성전자 13년만에 출하량 기준 1위 자리 애플에 내줘

그간 판매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에 강점을 지닌 애플에 밀려왔던 것이 사실이나, 출하량 기준으로는 중저가 모델에서 물량 우위를 선점하며 늘 애플을 앞서 왔다. 애플이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선 것은 13년만으로, 삼성전자가 2010년 갤럭시S 모델을 출시한 이후로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점유율에서 애플에 밀리게 된 요인은 스마트폰 시장 침체 영향을 중저가폰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은 탓이다. 프리미엄폰에 대한 수요는 시장 침체 속에도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돼 애플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매가 600달러(8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폰 시장 매출은 오히려 6% 성장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4분의 1에 달했다. 특히 1000달러(133만원) 이상의 초프리미엄 제품이 전체 프리미엄폰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이 차지한 지난해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은 71%에 달하며, 삼성전자는 17%에 머물렀다. 애플은 전년 대비 4%가량 떨어지고 삼성전자는 1% 올랐지만, 양사 간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언팩 행사 직후 가진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2024년 약 1억대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제공해 모바일 AI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며 “갤럭시 AI의 전례 없는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S24 시리즈는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판매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년 간 축적된 소비자 인사이트와 함께 모바일 AI를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갈 모바일 AI 시대에 ‘갤럭시 AI’가 글로벌 기준을 제시하고 프리미엄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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