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HBM 제품 양산 임박했나

SK하이닉스가 최근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HBM3E에 대한 제품 홍보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 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처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제품 홍보를 시작했다. 엔비디아 HBM3E(5세대) 공급 개시가 임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생성 AI를 위한 솔루션’이라며 HBM3E 제품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홈페이지에서 SK하이닉스는 “HBM3(4세대) 성공에 이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독보적인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HBM3E를 출시했다”며 “HBM3의 확장 버전은 업계 최대 규모의 HBM 대량 생산에 따른 공급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제품 사양과 공정 기술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매스 리플로우-몰디드 언더필) 공정을 통해 HBM3E의 방열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했으며, 전력 효율도 10%가량 개선했다고 전했다. 최대 용량과 핀당 최대 데이터 속도는 각각 36기가바이트(GB), 9.2기가비피에스(Gbps)에 달하며, 최대 대역폭은 초당 1.15테러바이트(TB)를 넘어 HBM3 대비 용량과 대역폭 측면에서 1.5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MR-MUF는 SK하이닉스가 최초 개발한 패키징 공정 기술로, 3세대 제품부터 HBM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방식이다. 고온으로 접합부의 솔더를 녹여 칩과 서브스트레이트를 붙이는 리플로우 공정과 몰딩(성형)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는 이번 5세대 제품에서 칩 제어 기술과 함께 웨이퍼 뒤틀림을 방지하고 열을 더욱 잘 발산하기 위해 새로운 충진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부터 HBM3E 제품 샘플을 엔디비아에 공급하고, 품질 테스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내년 2분기 양산 예정을 목표로 HBM3E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추정했다. 반도체업계는 SK하이닉스가 5세대 제품에서도 가장 먼저 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HBM 시장에서도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앞서 HBM3뿐만 아니라 HBM3E를 포함해 올해 생산량(캐파)이 이미 모두 매진(솔드아웃)됐다고 밝힌 바 있다. HBM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기존에 HBM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이천공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현재 청주 공장에 신규 HBM 라인을 구축해 가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은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금 HBM 수요를 보면 HBM2E에서 3, 3E, 4까지 연결해서 제품 전환의 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러한 부분들이 기존에 갖고 있는 양산 품질, 성능, 경험치들 관점에서 봤을 때 당사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2024년뿐만이 아니라 2025년까지도 확대해서 대부분의 고객사와 파트너들과 기술 협업 및 캐파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는 이번 홈페이지 신제품 게재에 대해 올 초 홍보 페이지의 단순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지, HBM3E 양산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아직 양산 전인 신제품을 미리 홍보하는 것은 업계에서 일반적인 것”이라며, “일찌감치 HBM3E 제품 개발에 나섰던 마이크론도 아직 양산 전이지만 제품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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