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최대 매출 예고···반도체 전·후공정 역량 확대
올해 전공정 투입 오버레이 계측장비 신제품 판매 집중
패키징 오버레이 장비 등 후공정 라인업도 확대

오로스테크놀로지 매출·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 자료=에프앤가이드,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 계측 장비 전문업체 오로스테크놀로지가 불황 속에서 지난해 연간 매출 사상 최대치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주력사업인 오버레이(Overlay) 계측 장비에서 신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는 한편, 기존 전공정 제품 위주에서 후공정 영역으로 역량을 확대해 매출 다변화를 노리며 꾀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로스테크놀로지 지난해 매출은 전년(354억원) 대비 20.6% 증가한 42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33억원 적자를 기록한 전년과 비교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매출 637억원, 영업이익 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9.2%, 955%가량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오버레이 계측 기술에서 국내 최초로 장비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다.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며, 최근 삼성전자에도 장비를 공급했다. YMTC, CXMT 등 중국의 주요 메모리 회사들을 거래선으로 확보하며 해외 매출 비중도 지속해서 늘리는 추세다.

오버레이 계측 장비는 반도체 공정상 회로 패턴이 수없이 적층하는 과정에서 하부 패턴과 상부 패턴 간의 정렬 상태를 정밀하게 계측하는 장비로, 12인치 웨이퍼 표준화 이후 D램의 미세화 및 낸드플래시의 고층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기술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기존 8인치에서 12인치 제품으로 장비 라인업을 전환해 수요에 대응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OL-12인치 장비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80.1%에 달한다.

10나노급  4세대(1a)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등 최선단 공정에 투입 가능한 계측 장비도 개발했다. 반도체 제조 전공정에 투입되는 신규 오버레이 계측 장비 ‘OL-1000n’를 출시하고, 올해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신제품은 전작인 OL-900n 대비 속도와 정확성, 스루풋(throughput, 처리율) 등 성능을 개선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노드(반도체 회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의 선폭)가 계속 작아지는 추세에서 계측 장비가 얼마나 미세한 나노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는지 기술이 계속 진보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이런 추세에 맞게 장비 개발을 지속하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 화성 본사 전경 / 사진=오로스테크놀로지
오로스테크놀로지 화성 본사 전경 / 사진=오로스테크놀로지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반도체 계측 및 검사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99억5000만달러(약 13조 2255억원)에서 5.2%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해 2028년 128억2000만달러(약 17조403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오버레이 계측 장비 시장은 미국 KLA와 네덜란드 ASML이 각각 65%, 30% 점유율로 순위권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오로스테크놀로지는 5% 수준에 머물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오로스테크놀로지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추정치는 낮은 편이지만, 계측 장비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어 회사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에는 당초 계측 사업을 하는 업체가 역사적으로 없었는데 미국의 KLA, 온투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계측 장비 전문기업 출신 연구개발(R&D) 인력들이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오로스테크놀로지가 신규 장비 판매를 중심으로 국내 및 중국 매출 성장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오로스테크놀로지는 2024년 설비투자 개선에 따라 빠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현재 주력 장비(OL-900n)의 다음 버전인 신제품(OL-1000n) 오버레이 장비 비중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이 전망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주요 고객사향 장비 매출이 확대되고 지난해 50% 이상의 매출 비중을 기록한 중국 고객사향 매출 성장 역시 올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전공정에 적용되는 오버레이 계측 장비 외에도 패키징 오버레이 장비 등 후공정 장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매출 발생을 목표로 노광, 식각, 증착 등 다양한 공정에서 사용되는 박막 계측 장비 R&D도 진행 중이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 투자 확대 등으로 첨단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후공정 내 오버레이 장비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오로스테크놀로지는 패키징 오버레이 장비 ‘OL-900nw’ 외에 최근 주요 고객사 대상으로 웨이퍼 휨 현상 등을 검사하는 ‘WaPIS-30’ 수주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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