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우주 산업 총괄·주관할 부처 설립, 관련 기업과 시너지 기대
한화, 김동관 부회장 주도하는 ‘스페이스허브’로 시장 선점 앞장

한화의 우주 산업 담당팀 '스페이스허브' 조직도. / 사진=한화
한화의 우주 산업 담당팀 '스페이스허브' 조직도. /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국판 나사(NASA)’가 될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9개월 만에 최근 본회의에서 통과했다. 우리나라는 항공청 설립을 계기로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5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우주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한화와 한국항공우주(KAI) 등 관련 기업의 경쟁력 역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 우주 정책과 연구개발(R&D)을 총괄한 우주항공청은 이르면 올해 5월 경남 사천에 설립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의 차관급 기관으로 산업 육성 및 국제협력 등도 총괄한다. 첫 시작은 인력 300명, 예산 7000억원 규모다. 2027년에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을 산하 조직으로 편입해 R&D를 직접 수행하기도 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 간사 역할도 맡아 부처 조정도 맡는다. 위원회 위원장은 기존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산업을 총괄 및 주관하는 부처가 애매해 관련 기업이나 담당자들이 사업 진행시 도움이나 지원을 받기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우주항공청이 조만간 설립되면서 장기적 안목에서 국가와 기업이 함께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나 사업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기업 중 우주 분야에서 가장 앞선 위치에 있는 곳은 한화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에서 방산 사업을 주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우주 산업을 진두지휘하는 ‘스페이스허브’의 사령탑은 김 부회장이다. 이 조직은 ▲발사체·위성 제작 ▲통신·지구 관측 ▲에너지 ▲서비스 분야로 구분돼 운영 중이다.

우주 분야 전공자도 최근 대거 채용했다. 신규 인력은 국가 우주 경제 로드맵에 따라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 사업에서 누리호 발사체 및 위성 서비스, 행성 탐사 등도 맡기로 했다.

위성 제작부터 발사, 관리 등 한화 방산 계열사의 경쟁력 및 경험치를 한 데 모아 그룹내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노력으로 한화는 국내 방산기업 중 유일하게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까지 제작 및 운영을 총괄하게 됐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이라며 “우리나라 우주 분야 인력은 1만명 수준으로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이어서 국적이나 출신에 관계없이 국내외에서 뛰어난 인재를 확보해 정부와 함께 국가 우주 경제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KAI는 30여년간 정부 우주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2014년부터 누리호 개발모델과 인증모델, 1~3차 비행모델 조립을 맡으며 경험치를 축적했다.

현재는 위성 분야에 집중해 최근 정찰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데 성공했고, 올해는 차세대 중형위성 총괄 기관으로 500kg급 군 정찰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또 발사체의 재사용에 집중해 비용을 크게 낮추고, 다양한 크기의 위성을 제작하는 능력으로 우주 산업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