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4분기’·롯데케미칼 ‘5분기’ 만에 흑자전환
쏟아지는 중국 석화 제품은 공급과잉 악재될 수도···韓 생산능력 탄력적 조정으로 대응

LG화학 전남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라인. /사진=LG
LG화학 전남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라인. / 사진=LG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기나긴 침체와 경기불황을 이겨내고 올해 3분기 들어 적자에서 탈출하고 있다.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비용절감에 집중한 결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성적이 ‘반짝실적’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중국의 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쏟아지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에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66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1659억원, 올해 1분기 508억원, 2분기 127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시황 부진 장기화에 전남 여수 NCC 제2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의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시킨 결과다.

LG화학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와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생산에 주력해 적자에서 벗어났다”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이익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도록 4분기에도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하고 원가절감 등으로 수익성 향상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 중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가장 늦게 시도해, 큰 어려움을 겪던 롯데케미칼도 올해 3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업 다각화의 ‘지각’으로 2021년 1조535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626억원의 적자를 내며 고꾸라졌다. 적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1분기 262억원, 2분기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올해 3분기에는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318억원이다. 5분기 연속 적자를 끊어내고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찍고 조금씩 반등하면서 롯데케미칼의 실적도 회복되는 추세”라며 “IT 소재와 페인트 원료에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3분기 실적이 ‘순간’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의 증설 물량 부담 때문이다. 중국의 진행 중인 석유화학 생산라인 증설 규모는 폴리에틸렌(PE) 680만톤(t)과 폴리프로필렌(PP) 708만t 등이다.

이 증설이 조만간 끝나면서 내년부터 해당 물량이 글로벌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공급과잉 사태가 벌어져, 조금씩 높아지던 관련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것)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에틸렌 스프레드 가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석유화학기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또다시 예전처럼 낮아진다면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또다시 만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공급과잉 변수는 항상 존재해왔던 이슈”라며 “어려운 시기에도 3분기에 이익을 실현한 만큼, 수요예측 및 모니터링을 강화해 생산라인을 더욱 탄력적으로 운영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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