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로 탄소중립 시대 대응
연평균 성장률 17%···탄소중립 목표인 2050년에는 235兆 시장으로 확대

정유 및 석유화학 생산라인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하는 형상화. /사진=GS칼텍스
정유 및 석유화학 생산라인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하는 형상화. / 사진=GS칼텍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정유 및 석유화학 분야가 석유 및 가스 등의 생산·운송·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전세계 배출량의 약 15%에 달한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인 만큼, 해당 업종은 넷제로(탄소중립) 시대를 앞두고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확보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종연횡’으로 돌파구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CCUS는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기술이다. 공정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핵심은 탄소 포집이다. 이 기술은 1930년대부터 시작됐다. 천연가스 채굴·생산 공정에서 순수한 가스를 어기 위해 불순물인 탄소를 제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포집된 탄소를 저장하는 기술은 1970년대부터 석유회수증진(EOR) 프로젝트를 통해 상업 가동됐다. EOR은 노후 유전에 탄소를 주입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는 공정이다.

현재처럼 CCUS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계기는 미국 석유·가스 기업 ‘엑슨모빌’이 탄소 배출량 감축 대책으로 결정해서다. 경쟁사인 유럽 쉘·BP 등이 화석연료의 종말에 대비해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에 집중할 때, 엑슨모빌은 기존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CCUS에 주목했다.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 역시 엑슨모빌이 택한 CCUS를 탄소중립 시대의 대응책이라고 판단해 관련 사업진행 및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은 최종 목표가 탄소 배출의 감축인 만큼 힘을 합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SK이노베이션은 탄소 포집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롯데케미칼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최초로 관련 산업에 적합한 기체 분리막 탄소 포집 공정을 상용화 규모로 설계해, 현재 기술 실증 및 사업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이노베이션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얻기 위해 롯데케미칼과 손을 잡은 것이다. SK 측은 해당 기술의 신규 활용처 공동 발굴과 투자 등을 지원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CCUS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시너지로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및 국가 탄소중립 정책을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에서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경기 평택에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한다. 아울러 한국동서발전과는 전남 여수 생산 거점에 이산화탄소 클러스터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탄소절감과 함께 CCUS 관련 인프라를 만들어 상업화도 추진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스에 따르면 글로벌 CCUS 시장 규모는 2020년 16억2000만 달러(약 2조1260억원)에서 연평균 17%씩 성장해 2025년에는 35억4000만 달러(약 4조6500억원), 탄소중립 시대의 목표 시점인 2050년에는 1793억3000만(약 235조원)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제로 시대를 앞두고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CCUS”라며 “큰 수요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어서 뛰어난 기술력 확보와 시장 선점에 성공하면 막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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