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소재 기업으로 변화 위해 공격적 투자···보유 현금 늘리기 위해 PU 사업 정리
‘8분기 적자’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 분사로 투자금 유치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C 및 효성화학이 석유화학업계의 불황 장기화에 일부 사업부문의 매각·분사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언제 넘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확보를 위해서다.

SK그룹의 화학·소재 전문 기업인 SKC는 최근 폴리우레탄(PU) 원료 사업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SK피유코어’ 지분 100%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에 4103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에는 SKC가 2019년 인수한 우리화인켐의 광학용 PU 소재 사업도 포함된다.

SK피유코어는 1991년부터 30년 넘게 PU의 원료인 폴리올을 생산해왔다. 미국과 중국, 폴란드, 멕시코 등 글로벌 생산거점도 빠르게 확보하며 SK피아이씨글로벌과 함께 SKC의 화학 사업을 이끌었다. 국내 최초로 재생 폴리올(Re-Polyol) 등을 개발해 친환경 PU 원료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관련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곳이다.

그러나 SKC는 화학 사업의 어두운 전망에 이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기로 천명한 상태다. 이를 위해 비주력사업으로 분류되는 PU 원료 사업을 빠르게 정리한 것이다.

아울러 사업구조 변화를 위해 공격적 투자를 실시해, 현금 곳간이 줄어든 점도 PU 사업의 매각과 연관이 있다. SKC의 올해 3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량은 7756억원이다. 지난해말 1조984억원과 비교하면 29.4% 줄어든 수준이다.

소재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약 3000억원을 쓴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SK피유코어 매각을 통해 4100억원을 확보하며, 1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예전 수준의 재무구조를 회복했다.

SKC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구조와 모델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며 “PU 원료 사업은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사업분야여서, 수익성이 크지 않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가 생산한 삼불화질소(NF3). /사진=효성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가 생산한 삼불화질소(NF3). / 사진=효성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부 분사를 추진한다. 해당 사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는 곳이다.

순도 99.995% 이상의 삼불화질소의 개발·상업화에 성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울산 용연공장 6000톤(t)과 충북 청주 옥산공장 2000t 등 총 8000t이다. 삼불화질소 분야에서 SK스페셜티와 중국 페릭에 이어 글로벌 3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효성화학은 올해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자금난에 빠져있다. 내년 7월 2건의 공모 회사채(총 1200억원) 만기가 돌아오는데 차환 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9월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91억원이다. 부족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외부 차입금이나 추가 대출을 해야 하는데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조달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서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계속된 영업손실 탓이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367억원, 올해 1~3분기 1513억원이다.

어려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특수가스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내 투자자에 지분을 팔아 자금을 부족 자금을 만회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판단이다. 효성화학은 해당 자회사의 지분 51%를 확보하고 49%는 투자자 등에 넘길 계획이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특수가스 사업부문의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재무구조를 한층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관련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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