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분의 2’ 기초소재 부문, 3분기 영업손실 242억원···흑자 지속 발목 잡을 듯
글로벌 업황부진·수요약화에 추가 가동률 조정으로 대응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롯데케미칼이 6분기 만에 적자 터널에서 탈출했지만 지속적인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황 변화가 뚜렷하지 않으면서, 핵심 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의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요의 저조로 생산능력 역시 10% 낮춘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14조7500억원이다. 이 중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기초소재 68.7% ▲첨단소재 26.3% ▲정밀화학 9.2% 등이다. 기초소재에서 전체 매출의 3분의 2 이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그러나 많은 매출 대비 내실은 좋지 않다. 기초소재는 같은해 3분기 영업손실 24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손실 828억원보다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흑자전환의 배경은 첨단소재 부문의 이익 증가 덕분이다. 첨단소재 생산제품은 전방 산업(자동차·가전 등)에 주로 쓰인다. 3분기 들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판매 물량이 늘어나며 영업이익 755억원을 달성해 기초소재의 손해를 상쇄했다.
기초소재부문은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장치 사업이다. 원유를 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으로 제작·판매한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약화 및 업황둔화에 생산량 조절로 대응하면서 생산능력 역시 하락세다. 2021년 788만2000톤(t)이던 생산실적은 지난해 713만8000t, 올해 1~3분기 527만1000t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생산능력은 89.6%에서 81.2%, 80.1%가 됐다.
생산 가동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분야는 에틸렌글리콜(EG)이다. EG는 자동차 부동액은 물론 플라스틱(PET)의 원료로 페트병과 폴리에스터 섬유 등에 쓰이는데, 친환경 바람에 여러 석유화학 제품 중에서도 EG의 수요가 가장 크게 감소해서다.
2021년 62.1%였던 생산능력은 올해 34.8%로 절반 수준이 됐다. 2021년 70만6480t이던 EG 생산량은 지난해 55만8350t, 올해 1~3분기 29만4350t으로 줄었다.
시장에선 중국 등에서 석유화학 생산라인 신·증설량이 많아지면서 공급량 증가로 수요회복 및 실적반등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우재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첨단소재부문의 이익증가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4분기에는 기초소재부문의 실적이 더 하락하면서 다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 회복으로 사업부문 전반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현재 80% 수준인 기초소재 생산능력을 추가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공장 가동률 조정 외에 안갯속 업황에 대응할 방안이 없어 최대한 허리띠를 바짝 졸라 멘다는 각오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내년 기초소재 에틸렌 신·증설 예정 물량은 470만t으로 올해 970만t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며 “급격한 석유화학 산업 변화에 맞춰 수익성 및 효율성 최적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