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취임 후 경총 첫 방문해 민관 협력 방안 논의
방문규 "노사협력 해야"·손경식 "노동개혁 시급"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찾아 하반기 수출 반등, 투자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손경식 경총 회장은 방 장관에게 노동개혁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과 관련해 산업부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방 장관과 면담을 끝낸 뒤 기자와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해 말씀드렸고 (방문규 장관도) 이에 대해 잘 인지하고 계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얘기하지 않았지만 정부에 지속적으로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방 장관과 접견 자리에서 “노사관계 안정을 도모하고 미래세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노동개혁이 시급하다”면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노동개혁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산업부에서도 적극 협력해달라”고 했다.
반면 방 장관은 수출회복을 위해선 노사협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 장관은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미·중 갈등, 고유가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수출 플러스 달성을 위해서는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가 절실하다”며 “기업 인재양성과 청년·여성·은퇴자·외국인 등 다양한 인력 활용 정책에서 적극적인 기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출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방 장관은 “전년 대비 수출 실적이 8월에 -8%, 9월에 –4%를 기록해 이제 플러스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와 있다”며 “산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노력하면 이르면 이번 달부터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협력을 고도화한다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게 방 장관의 설명이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업종 수출회복에 힘입어 국내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방 장관은 “반도체 수출이 지난 6월 60억달러 수준에서 9월에는 약 100억달러까지 크게 늘었다”며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는 마지노선에 와 있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전 부처의 수출지원기관이 총력 대응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5일 열린 제1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에서 전기차·수소 플랜트 등 9대 수출확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연내 수출 플러스 전환을 추진하고 내년 수출 활력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민관 합동 대표단 파견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 장관은 대표단 파견 일정을 묻는 기자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테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이어 우크라이나 재건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민관 대표단을 구성, 올해 내로 키이우를 방문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방 장관은 지난달 20일 취임 후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를 차례로 방문해 경제계와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날 방 장관은 경총 방문 일정을 마치고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만나 산업 현안과 경제 재도약을 위한 민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