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2030년 양극재 생산능력 100만t 목표···‘국내 1위’ 도약 눈앞
경쟁사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까지 71만t, LG화학도 2028년 47만t까지 확대 방침
판가하락에도 생산능력 확대 지속···“증설 중단·축소는 사업 포기나 마찬가지”

포스코퓨처엠의 경북 포항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포스코
포스코퓨처엠의 경북 포항 양극재 공장 조감도.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LG화학, 엘앤에프 등 국내 대표 양극재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격적 증설에 한창이다. 그러나 증설에 따른 생산·공급량 증가 만큼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며 마진하락 및 역성장이란 후폭풍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양극재 기업들의 치열한 공격적 증설 경쟁은 포스코퓨처엠이 ‘트리거’가 됐다. 기존 고객사가 아닌 삼성SDI와 맺은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10년간 삼성SDI에 양극재를 납품하기로 했다.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경북 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연산 3만톤(t) 규모의 양극재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60kwh급 전기차 30만여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생산능력에 추가 증설 물량까지 합치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30년 기준 10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국내 양극재 최대 생산능력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1위로 도약하는 셈이다.

포스코퓨처엠이 선제적으로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자 경쟁사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까지 71만t, LG화학은 2028년 47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각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 양극재 생산·공급량이 많아지면서 관련 기업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주요 업체가 거점을 늘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마진 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양극재 판매가격의 하락세가 이를 증명한다. 국내 기업의 양극재 판가는 올해 7~8월 기준 1t당 4만2000달러(약 5700만원)로 전년 대비 14~15% 떨어졌다.

아울러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03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4%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양극재 사업부문의 경우 2분기에 9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3분기에는 163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 마진하락 및 역성장 전망에도 양극재 기업은 생산능력 확대 목표치를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해 일시적인 생산량 조절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산업이 초기 시장 형성기를 거쳐 성장기에 진입한 만큼, 글로벌 수요는 점진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폭증할 수요에 앞서 공급량 확대를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은 당연하다. 판매가격의 하락이나 다소 줄어든 수요로 증설을 중단하거나 목표치를 축소하는 것은 관련 사업을 포기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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