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 CEO 불러 유가급등으로 얻는 이윤 파악할듯
정유사 “상반기 실적 부진에 예년과 달리 초과이익 없는 상황”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의 지난 3일 유가 정보.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의 지난 3일 유가 정보.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대표 정유사들이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전긍긍’이다. CEO(최고경영자)들이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과 지난해에 이어 또 수면 위로 떠오른 횡재세(초과이윤환수제) 논의 탓이다.

최근 기름값은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최저점 대비 약 30% 올랐다. 이로 인해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던 정유업계가 하반기 들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횡재세를 징수해야 한다는 얘기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나오고 있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에 따르면 물가상승으로 국민이 힘겨운 시기를 이겨내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유가급등으로 큰 이익을 얻고 있는지 등을 캐묻기 위해 CEO들을 증인으로 국감장에 증인으로 부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주요 임원진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로 향후 기름값이 얼마나 오를지도 파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고유가 기조가 계속된다면 23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정유사들은 CEO들이 국회에 증인으로 나서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크게 반발하는 기색이다. 단, 국회에서 조율되는 상황인 만큼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앓는 모양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한 업계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 실적은 큰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유가상승으로 상반기보다는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등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횡재세를 논의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횡재세는 기업이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이나 외부요인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과하는 세금인데 적자를 기록한 정유사도 있다”며 “국정감사에 CEO를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정치권이 민생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쇼잉’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돼 휘발유·경유 가격이 오르는 것도 정유사들의 실적과 관련성이 없는데도, 이를 CEO들에 묻는 것 역시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가 끝나면 정부의 세수가 늘어날 뿐, 정유사에는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기름값이 현재보다 오르면 국민의 가격저항이 높아져 주유소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다”고 언급했다.

산자위 관계자는 “현재 이달 10~13일 국정감사 증인만 확정한 상황”이라며 “증인 채택은 출석 1주일 전까지만 의결하면 된다. 간사실에서 일정 및 출석 증인을 조율하는 단계여서 정유사 CEO들이 국감장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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