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위주 유행으로 독감약 매출 증가···2019년 80억원 시장이 하락과 회복 거듭 
시장 1위는 GC녹십자 오리지널 ‘페라미플루’···“코로나 기간 페라미플루 비중은 더 늘어”
종근당·JW생과, 제품 특장점 홍보 전략···오리지널과 제네릭 경쟁 구도로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 들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으로 인해 확대된 주사제 독감치료제 시장이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으로 복귀 가능할지 주목된다. 오리지널을 보유한 GC녹십자와 종근당, JW생명과학 등 제네릭(복제약) 제조사들이 본격 독감시즌 오픈을 앞두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0~26일) 전국 표본 의료기관 196곳을 방문한 외래환자 중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은 1000명 당 10.6명으로 집계됐다. 독감 유행 기준인 4.9명의 2.2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 경향인 소아와 청소년 독감 유행이 수치로서 확인됐다. 연령별 의심 환자는 7~12세가 1000명 당 17.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18세(14.9명), 1~6세(12.2명) 순이다. 이처럼 소아와 청소년 위주 독감이 이어짐에 따라 통상 매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인 독감 시즌이 사실상 1년 내내 진행 중이라는 업계 전언이다. 이에 독감치료제 매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독감치료제는 크게 먹는 약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주사제 ‘페라미비르’ 제제로 구분된다. 통상 1회 정맥주사로 독감을 치료하는 페라미비르 제제는 상대적으로 오셀타미비르 제제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다. 오셀타미비르 제제의 올 상반기 원외처방금액은 102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1회 정맥주사 형태의 독감치료제가 5일 동안 복용하는 먹는 약보다 편하다는 반응도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특히 지난 2021년 11월 GC녹십자의 정맥주사용 독감치료제 ‘페라미플루’가 생후 6개월 이상 2세 미만 영유아 투여 적응증을 획득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처럼 소아 중심 독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6개월 이상 2세 미만 환자에게 투여 가능하다는 점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전반적으로 국내 코로나 상륙 이전인 2019년으로 주사제 독감치료제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페라미비르 제제는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달리 비급여 품목이다. 이에 품목 매출 등 시장 자료가 정확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한 상태에서 대략적 시장규모를 추산하면 2019년은 70억원에서 80억원 사이로 파악된다. 2020년 40억원에서 50억원 사이로 축소된 시장규모는 2021년 3억원 이하로 추락했다. 원인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개인위생 철저로 인한 독감 환자 축소다. 이어 코로나 영향력이 감소된 지난해의 경우 페라미비르 시장은 일부 회복돼 30억원에서 40억원 사이로 추산됐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품목이어서 분석이 어렵지만 페라미비르 제제의 경우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시장의 절반 정도를 지난해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는 독감 환자 증가로 인해 페라미비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년에는 10월 이후를 본격 독감시즌으로 판단했지만 현 상황을 보면 이미 시즌은 시작됐다”며 “향후 유행 정도를 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2019년 시장 규모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페라미비르 시장 선두주자는 GC녹십자가 지난 2010년 미국 바이오크리스트로부터 도입한 오리지널 페라미플루다. 지난 2021년 8월 국내에 제네릭 품목이 출시되기 이전에는 주사제 독감치료제 시장의 대부분 매출을 페라미플루가 점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페라미플루 출시 초기 경쟁상대는 페라미비르 제제가 아니라 오셀타미비르 제제였다”며 “2019년 기준 전체 독감치료제 시장 10% 가량을 점유했던 페라미플루는 향후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각종 시장 자료를 분석하면 코로나 기간 페라미플루 비중은 더 늘어났다”라며 “페라미비르 시장을 겨냥한 업체들이 제네릭을 출시한 시점이 2021년 8월 이후인데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시점이어서 이제 본격 영업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후발업체인 종근당과 JW생명과학은 제품 특장점을 적극 홍보해 매출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이 2021년 8월 출시했던 ‘페라원스프리믹스’는 페라미비르와 생리식염수를 혼합한 치료제다. 조제 과정 필요 없이 바로 투여 가능하다. 종근당은 강점으로 내세우는 영업력을 동원해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JW생명과학이 내놓았던 ‘플루엔페라’는 출시일 기준으로 국내 최초 수액 백 형태 프리믹스 독감 치료제였다. 하단 부위만을 개봉해 수액세트를 연결, 수고를 덜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결국 올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독감 유행에 따라 주사제 독감치료제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예고된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는 시장에서 향후 제네릭 비중이 얼마나 늘어날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2019년을 넘는 치료제 매출을 예상할 정도로 현장에서 감지되는 독감 유행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코로나로 잠시 지연됐던 오리지널과 제네릭 대결이 조만간 개시될 예정으로 판단되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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