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2010년부터 오리지널 ’페라미플루‘ 독점 판매···2019년 시즌 70억원 매출 올려
종근당, 4월 특허극복 후 8월 ‘페라원스프리믹스’ 출시···경구용 제제와 함께 치료제 라인업 강화
JW중외제약, 국내 최초 독감 치료 수액 ‘플루엔페라주’ 출시···백 제형 프리믹스 주사제
작년부터 코로나 여파로 독감 환자 줄어 시장 축소···마케팅 전략이 매출 좌우할 듯

페라원스프리믹스(왼쪽)와 플루엔페라주. / 사진=종근당과 JW중외제약
페라원스프리믹스(왼쪽)와 플루엔페라주. / 사진=종근당, JW중외제약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내 독감치료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오리지널 품목을 앞세워 판매 중인 GC녹십자에 맞서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이 도전장을 내밀고 본격 마케팅에 착수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즌은 매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이 기간 제약사들은 독감 환자들을 타깃으로 병의원 중심 영업 활동을 진행한다. 국내 독감치료제는 5일간 경구 투여해야 하는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1회 정맥주사로 독감을 치료하는 ‘페라미비르’ 제제로 구분된다. 양 제제는 특성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힘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페라미비르 제제는 특성이 뚜렷하고 차이점이 있어 독감치료제라는 공통점만으로 비교하기 쉽지 않다”며 “일반인이 알고 있는 타미플루 계열 약물은 오셀타미비르 제제에 포함되고, 주사제는 페라미비르 제제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국내 제약사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분야는 페라미비르 제제다. 당초 페라미비르 제제의 국내 시장 오리지널 품목은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이 지난 4월 페라미플루 제제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에서 종근당과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손을 들어주며 해당 제약사들의 제네릭(복제약) 생산이 가능해졌다.

우선 GC녹십자는 페라미플루 수성에 신경 써야 할 상황이다. 페라미플루는 GC녹십자가 지난 2010년 미국 바이오크리스트사로부터 도입, 국내에서 판매하는 정맥주사용 독감치료제다. 제제특허 1건이 등록돼 있다. 오는 2027년 2월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페라미플루는 올 4월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 이전까지 국내에서 페라미비르 제제로는 유일한 품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국내 도입 초기엔 오셀타미비르 제제인 타미플루에 밀려 매출이 부진했었다. 하지만 타미플루가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상황을 돌파하며 꾸준하게 매출을 늘려나갔다. 결국 지난 2014~2015 시즌 3억원가량이던 매출이 2019~2020 시즌 7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페라미비르 제제 시장에서 GC녹십자 독주를 견제한 제약사는 종근당이다. 종근당은 올 4월 특허극복에 대비해 제네릭 개발을 진행,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데 이어 지난달 출시했다. 해당 품목은 ‘페라원스프리믹스’다. 페라원스프리믹스는 2세 이상 소아 및 성인의 A·B형 독감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는 주사제다.

이 제품은 종근당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새로운 제형이다. 주성분인 페라미비르와 생리식염수가 혼합된 약물이다. 투여 전 생리식염수와 혼합해 조제해야 하는 페라미비르 단일 성분 기존 제품과 달리 조제 과정 없이 바로 투여 가능하다. 종근당은 페라원스프리믹스 출시로 인해 타미플루, 조플루자 등 기존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함께 독감치료제 라인업을 강화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독감치료제 시장에서 축적한 영업과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 간 시너지를 통해 국내 독감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도 관계사인 JW생명과학이 생산한 수액 형태 독감치료제 ‘플루엔페라주’를 최근 출시하고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이 제품은 성인 및 2세 이상 소아의 A형 또는 B형 독감 바이러스 감염증을 적응증으로 한다. 플루엔페라주는 페라미비르 성분과 생리식염수가 혼합돼 있는 국내 최초 수액 백 형태의 프리믹스 독감 치료제다. 기존 출시된 바이알 제형 독감 주사제는 기초수액제에 약제를 섞어 사용해야 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독감치료제 최초로 이지컷 기술을 적용, 알루미늄 포장 하단 부위만 개봉해 수액세트를 연결할 수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환자 치료를 위해 조제 편의성을 높인 제품 특징을 강조한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 제약사 3곳이 국내 페라미비르 제제 시장에서 경쟁을 진행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도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장 규모가 축소된 불리함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지난해 독감 환자가 줄어든 것이 관련 치료제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기존 페라미비르 제제 시장을 독점 점유했던 GC녹십자도 지난해와 올해 초 페라미플루 매출 하락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시장규모는 줄었는데 경쟁사는 늘어난 형국으로 요약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루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올해 독감 환자가 어느 정도 발생할지 전망이 쉽지 않다”며 “국민들이 위생적으로 생활해 독감 환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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