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독감 유행, 약가인상 여파가 처방 증가 원인···2Q 141억원 처방, 전년比 89.2%↑
타이레놀 58억원 처방 1위, 한미 써스펜 8시간 38억원 2위···처방 증가로 국내 제약사들 혜택
전문가들, 감기와 독감 유행 지속 전망···업계 “제약사들, 중장기 정책 수립해야” 조언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해 들어 감기와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으로 인해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원외처방금액이 7월까지 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슨앤드존슨과 한미약품, 삼아제약, 부광약품 제품이 처방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감기와 독감 유행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 품목 매출 추이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발열부터 두통, 근육통, 생리통, 치통 등 해열과 진통 작용이 필요한 곳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성분이다. 이중 비교적 활용 비중이 높은 것은 해열진통제로 파악된다. 올 들어 코로나19 유행이 가라앉은 반면 감기와 독감 확산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처방액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사저널e가 제약사들로부터 입수한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처방액은 3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기 기준으로 보면 올 1분기 전년대비 5.5% 증가한 118억원 처방액에 이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는 2분기 141억원 처방을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2%가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처방 증가는 감기와 독감 유행이 주요 요인이고 지난해 약가인하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가 유행할 당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처방액은 분기별 50억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손 씻기 활성화 등 국민들이 개인위생에 철저히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코로나 유행이 감소하자 이번에는 감기와 독감 환자가 급증했다.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던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감기와 독감이 고령층과 30-40대 부모들에게 감염되며 환자들이 급증한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처럼 감기 환자가 늘자 감기약은 품절사태가 이어졌고 결국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약가를 인상했다. 한미약품 ‘써스펜8시간’은 50원에서 85원으로 70% 증가했다. 부광약품 ‘타세놀’은 51원에서 88원으로 72.5% 올랐다. 코오롱제약 ‘트라몰’은 51원에서 85원으로 66.7% 상향 조정됐다. 삼아제약 ‘세토펜’은 51원에서 80원으로 56.9% 인상됐다.  

이같은 감기와 독감 유행,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약가인상은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의 ‘한국존슨앤드존슨 타이레놀’ 품목이 7개월 동안 58억원 처방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 써스펜 8시간이 38억원을 올리며 2위를 점유했다. 

삼아제약 세토펜은 37억원, 부광약품 타세놀은 32억원 처방을 기록했다. 종근당 ‘펜잘 이알’과 코오롱제약 트라몰 처방액은 각각 3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광약품 타세놀의 경우 지난해 94억원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5%를 점유한 데 이어 올 상반기 6%로 비중이 늘어 회사의 꾸준한 블록버스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핵심은 감기와 독감 유행,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약가인상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로 요약된다. 우선 감염병 전문가들은 감기와 독감 유행이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을 전망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는 9월 중순이 되면 새로운 독감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독감 유행이 일단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단, 지난해 12월 인상된 약가가 올 12월부터는 일괄적으로 70원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내년 이후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처방은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7월까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처방 증가는 일단 연말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당 제약사들은 감기와 독감 유행 정도, 약가 조정 여파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중장기적인 아세트아미노펜 생산과 영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