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해외 연기금 반대 극복 여부 촉각
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의장 대신할 이사회 리더 선임도 관심
SK, 장동현 부회장·박성하 사장·김준 부회장 등 거취 주목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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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슈퍼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했다. 올해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주요 기업의 사내·사외이사진의 변화다. 삼성·SK 등 주요 기업집단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들이 수두룩해 대규모 ‘물갈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이사회를 이끄는 의장의 임기가 만료돼 차기 리더를 찾아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진은 7명이다. 삼성전자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중요하다. 이사회가 최근 한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했지만, 연임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한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처음 선임되던 2020년 3월에는 플로리다연금과 캐나다국민연금 등 해외 연기금 7곳 중 3곳이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올해 주총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부회장은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부문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악화로 인한 수요급감에 2015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해외 연기금 등이 한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명분이 있다.

삼성물산은 사외이사 3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 등의 임기가 끝난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정병석·이상승·제니스 리 등 현재 사외이사 3인을 모두 재선임할 계획으로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내이사인 김태한 이사회 의장과 존 림 사장(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존 림 사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한 만큼, 사내이사 연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역시 그의 재선임을 주총에서 표결한다.

반면 김 의장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2020년 12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 역할만 수행해왔다. 또한 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최근까지 대거 매도해 임기만료를 앞두고 정리 작업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사회 역시 김 의장의 사내이사 연임 대신 노균 부사장(EPCV센터장)을 신규 선임할 목적으로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김태한 의장이 물러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임 이사회 의장도 선임해야 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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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에서는 지주사인 SK㈜와 하이닉스, 이노베이션, 텔레콤 등 4개 기업에서 사내·사외이사 10명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된다. 주목할 인사는 SK㈜의 장동현 부회장과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SK이노베이션의 김준 부회장 등이다.

장동현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 함께 SK㈜ 공동 대표를 맡고 있어 사내이사 연임이 확실시된다. 반면 박성하 사장은 SK스퀘어로 이동한 만큼, 다른 인물이 그의 빈 자리를 채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준 부회장은 2017년 SK이노베이션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2020년 재선임에 성공했다. 그는 유가상승 등에 힘입어 이노베이션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연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SK 관계자는 “사내이사 연임 및 신규선임 등은 이사회에서 정해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며 “아직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어느 인물이 이사로 선임될지 알 수 없다. 조만간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서 자세한 사안은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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