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공정위원장 “치킨 가맹점 필수거래품목 기준 손볼 것”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치킨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투입하는 세금, 정책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치킨 적정 가격 논란이 불거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3만원이 적정하다는 일부 업체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밝혀 향후 치킨 소비자값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치킨 가격 논란을 지핀 곳은 제너시스BBQ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은 지난 3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치킨값이 2만원이 아닌 3만원은 돼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윤 회장은 인건비,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의 부담이 커진다는 취지에서 한 마리 적정 가격을 3만원으로 제시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해당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불거졌다.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 영업이익률. /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 영업이익률. / 표=정승아 디자이너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임대료 등 제반 비용 인상 요인을 들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가격을 품목별로 500~2000원(평균 8.1%) 올렸고, bhc도 치킨값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올해 BBQ와 굽네치킨 등도 5.2~10.6% 치킨 가격을 올렸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영업이익률’에 따르면 지난해 bhc는 32%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BBQ는 17%, 처갓집양념통닭(16%), 굽네치킨(8%), 교촌치킨(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bhc의 최대주주은 MBK파트너스다. 2018년 MBK파트너스는 관계사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를 설립해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등과 15000억원가량의 bhc 지주사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당시 박현종 bhc그룹 회장·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bhc를 인수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참석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hc는 타 브랜드에 비해 가맹 점포당 1억원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며 “MBK가 공격적으로 투자한 2020년 이후 6차례에 걸쳐 재료값을 지속해서 인생했고, 올해는 튀김유 가격이 작년에 비해 2배 올랐다”고 지적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bhc 매출이 대부분 가맹점과 거래해서 나오는데 구글, 애플보다도 영업이익률이 높다”면서 “소상공인인 가맹업주에게 비용을 전가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윤종하 부회장은 “MBK파트너스는 bhc의 주주는 맞지만 일반적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상생은 깊이 생각하는 것 중 하나로, 가맹점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영업이익보다는 매출초잉익이 더 적합한 지표”라고 했다. 이어 “영업이익이 높은 것은 다른 계열사로 귀속되는게 없이 모두 본사로 귀속된다”며 “경영진 측면에서도 가맹점이 어떻게 부담을 덜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공정위에서 치킨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유와 관련해 필수품목인지를 따지기 위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필수품목과 다른 물품들 간 성분이나 비교 분석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필수품목이라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실태 파악과 함께 현행 필수품목 기준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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