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종 대표, bhc·GGS서 해임
재무통으로 bhc 인사 대거 변경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박현종 bhc 대표가 bhc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에서 해임됐다. 박 대표는 bhc 대표이사직에서도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bhc는 치킨업계에서 매출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GGS 이사회 결정에 따라 박 대표는 결국 자리에서 내려왔다. 박 대표의 GGS 지분이 적고, 후임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향후 bhc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영향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GS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박현종 대표를 제외한 출석 이사 만장일치로 GGS 대표이사 변경을 결의했다. 박 대표는 bhc 지주사인 GGS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GGS는 bhc 지분 100%를 소유한 bhc의 지주사다.

bhc 기업 개요 및 실적 추이. / 자료=bhc, 표=김은실 디자이너
bhc 기업 개요 및 실적 추이. / 자료=bhc, 표=김은실 디자이너

박 대표는 2012년 삼성전자에서 제너시스BBQ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이 bhc를 인수하면서 bhc치킨 대표로 선임됐다. 박 대표는 2018년에 앨리베이션 에쿼티파트너스 펀드·MB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 펀드인 GGS를 꾸려 bhc를 인수했다.

당시 박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 전부와 사재를 투입해 경영자 인수 방식으로 bhc의 경영권을 획득했다. 이후 재무적투자자 등을 유치하며 GGS의 지분은 MBK파트너스 40%, 캐나다 연금 펀드 2곳 50%, 박 대표는 8%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임 GGS 대표이사로는 등기임원인 차영수 사내이사가 선임됐다. 차 신임 대표는 MBK파트너스의 운영 파트너(Operating Partner)이다. 이사회는 박 대표의 해임과 함께 임금옥 bhc 대표이사 해임, 이훈종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선임안도 의결했다. bhc 대표이사 변경은 오는 8일 bhc 이사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GGS 이사회 관계자는 “악화하는 외부 경영환경에 맞서 GGS와 자회사 bhc의 기업 명성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성장성을 주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고위층과 bhc 임원진의 갈등이 박 대표의 해임으로 이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bhc그룹의 대표이사들이 ‘재무통’이라는 점이다. 차 신임 대표는 삼성선물 대표 출신이다. bhc의 새 대표이사로 지목된 이 사내이사도 안진회계법인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위니아만도, 지오영 등을 거쳐 현재 bhc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재무통이다.

특히 앞서 bhc는 지난 9월 이훈종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영입했다. 그간 bhc는 전무급으로 유지해왔던 CFO 직급을 부사장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이는 곧 bhc의 재무 관리 필요성이 시급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bhc는 지난 10년간 창고43, 그램그램,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을 인수하고 2013년 700개의 bhc 매장을 지난해 2000여개로 늘렸다. 올해 bhc는 미국,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 해외진출까지 나선 상태다. 이는 최근 원재료 가격 급등, 아웃백 인수 과정에서 조달한 차입금 영향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되며 재무관리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bhc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50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8% 줄어든 1418억원으로 집계됐다. GGS와 bhc를 새로 이끌게 된 이들이 재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유다.

그간 bhc는 높은 영업이익률로 지적 받아왔다. bhc는 2019년부터 3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28%대 영업이익률을 냈지만 본사가 마진을 많이 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MBK파트너스가 단기간 실적과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단 bhc는 글로벌 진출에 힘쓸 예정이다.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싣기 위해 bhc는 올해 초 CJ 출신 전문 인력을 영입했다. bhc는 연내 말레이시아 3호점, 싱가포르 2호점을 출점하고 현지 상화에 따라 추가 출점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외 태국, 대만 등으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울러 bhc가 BBQ와 오랜 기간 갈등을 빚고 있는 점도 이번 해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BBQ와 bhc는 오랜 기간 법정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박 대표가 브랜드에 투자한 뒤 이를 되파는 작업, BBQ와의 갈등 등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bhc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 기업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는 변화가 빠른 편인데 대표가 계속 소송에 언급되면 사업 확대, 경쟁력 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bhc 관계자는 “내부 파악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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