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KG그룹 회장, 쌍용차 토레스 미디어 행사 참석···인수 의지 강조
“자금 조달 및 채권단 협의 문제 없어···수출 시장도 고민 중”
정용원 관리인 “2024년 국산 최초 전기 픽업 트럭 나올 것”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5일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쌍용차 토레스 출시행사에 참석해 소감을 말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5일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쌍용차 토레스 출시행사에 참석해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말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 ‘토레스’ 지원사격에 나섰다. KG그룹은 쌍용차 최종 인수예정후보자로 지난달 선정됐으며,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로 9000억원 상당의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5일 곽 회장은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토레스 미디어 행사에 참석해 “수많은 사업을 해오면서 여러 크고 작은 사명감을 갖고 이 자리까지 왔다”며 “쌍용차가 경영자로서 내 인생 마지막 어려움을 겪는 시간이 될 거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쌍용차도 멋진 회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쌍용차 인수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은 사명감을 뛰어넘는 소명감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려가 큰 인수 후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선 “구조조정은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고 못 박으며, “고용승계 문제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말할 필요가 없다. KG는 회사를 인수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제가 쌍용차 회장으로 취직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 회장은 쌍용차 인수 이후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의 존재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 두 번째는 회사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사는 삶의 터전을 만드는 것. 세 번째는 믿고 맡긴 투자자들 신뢰에 보답하는 일이다”며 “쌍용차는 이 세 가지가 다 조금씩 부족했으나, 이제 모두 힘을 합쳐 (앞서 언급한 3가지 기업 존재 이유) 삼발이를 지탱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발이가 무너지지 않게 운영할 수 있는 좋은 주방장이 되겠다. 여기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곽 회장은 특수목적법인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및 켁터스 PE, 파빌리온 PE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전에 나섰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과 운영자금 등을 포함해 9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쌍용차 새주인에 선정됐다.

KG컨소시엄 인수대금의 경우 3355억원으로 쌍방울그룹(3800억원)보다 낮았지만 자금 조달확실성, 운영자금 확보 계획, 인수자의 재무 건전성 등에서 고평가를 받으며 최종 인수 예정후보자가 됐다.

채권단 동의까지 얻으면 최종 인수자가 된다.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때와는 달리 요구 지분율이 낮아지며 변제율도 대폭 상승해, 채권단 설득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곽 회장이 직접 토레스 행사를 챙긴 것도 회사 인수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며 채권단 설득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곽 회장은 “자금 조달의 경우 나름 준비가 잘 돼있어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과 협의도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차그룹과의 경쟁 전략에 대해선 “현대차와 우리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동업자라고 생각한다. 토종 브랜드가 현대차그룹과 쌍용차 뿐이다”며 “현대차는 글로벌 진출이 활발한데, 쌍용차는 아직 국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가 큰 형님이라면 쌍용차는 이를 쫓아 해외 진출을 많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 회장을 비롯해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과 선목래 노조 위원장,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 / 사진=박성수 기자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 / 사진=박성수 기자

정용원 관리인은 “지난 10년간 많은 재원을 투입해 신차를 개발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고객들이 쌍용차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레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중형급 SUV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다. 가격, 성능, 품질, 디자인 모든 면에서 동급 모델을 능가하는 혁신적인 차량이 될 것”이라며 “2024년 중반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2024년 하반기에는 국산 최초 전기 픽업 트럭을 출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출시한 토레스는 쌍용차 경영정상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토레스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출시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제3종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획득해 혼잡통행료와 공영·공항주차장 이용료 50~60% 감면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쌍용차 토레스. / 사진=박성수 기자
쌍용차 토레스. / 사진=박성수 기자

또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을 포함한 첨단주행보조기능을 비롯해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 하단부에 8인치 통합 컨트롤 패널을 국산차 최초로 적용했다.

토레스는 첫날 사전계약 1만2000대를 달성하며 쌍용차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2주 만에 2만5000대까지 늘어나며 작년 쌍용차 내수 판매의 절반 상당의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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