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웨이퍼 수급 어려움···올해 개선 전망

아나패스 LCD·OLED용 티콘 매출 비중 추이. /자료=아나패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디스플레이용 반도체업체 아나패스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사업비중을 확대한다. 지난해 노트북과 태블릿 등 중형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량을 늘린 데 이어 올해 스마트폰용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22일 아나패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OLED향 티콘(T-CON·타이밍 컨트롤러 집적회로) 매출 비중은 75.11%로 전년(47.12%)보다 대폭 상승했다. 반면 LCD향 티콘은 2020년 35.61%에서 지난해 8.11%로 급감했다. 티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데이터를 전달해 화질을 개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디스플레이 종류에 따라 티콘도 구분되는데, LCD용보다 OLED용 개발이 더 까다롭다.

아나패스는 2019년까지 LCD용 티콘 매출 비중이 41.4%로 OLED용(39.4%)보다 소폭 높았지만, 2020년부터는 LCD용(35.6%) 비중이 OLED용(47.1%)보다 낮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OLED용 티콘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중형 디스플레이에서 활용되는 제품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4분기 104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비용 절감이 이뤄지면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삼성디스플레이
/이미지=삼성디스플레이

아나패스는 중형에 이어 스마트폰 등 소형 OLED에 쓰이는 티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보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크고 물량도 더 많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나패스는 차별화된 티콘 임베디드 드라이버 집적회로(TCON Embedded Driver IC·TED) 설계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TED는 티콘과 드라이버 IC를 결합해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인 반도체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다. 아나패스는 칩 크기를 작게 유지하면서도 대용량 메모리 처리가 가능한 기술력을 통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늘리겠단 목표다.

다만 이를 위한 선결 과제는 웨이퍼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나패스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웨이퍼 부족 현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수요는 견조하게 이어졌지만, 웨이퍼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아나패스 매출은 484억원으로 전년(1010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아나패스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OLED 티콘은 물량이 많기 때문에 웨이퍼 확보가 중요하다. 올해는 웨이퍼 수급난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해 파운드리 업체로부터 원하는 물량을 못 받아서 올해는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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