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주원료 니켈 지난주보다 가격 44%↑···코발트는 톤당 6545달러 상승
주요 전기차 출고대기 현재도 1년여 걸려···배터리 수급난 겹칠 시 공급난 심화로 고객 이탈 우려
하이브리드차 올해도 성장세 이어가···전기차 공급난 여파로 반사이익 누릴 수 있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NCM(니켈·코발트·망간)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과 코발트의 가격이 지난주에 비해 급등했다. 지난 4일(금요일)과 비교했을 때 9일 니켈의 가격은 톤당 2만9800달러에서 4만2955달러로 약 44% 상승했고, 코발트 가격은 7만5705달러에서 8만2250달러로 6545달러가 올랐다. 

니켈 가격 추이 / 캡쳐=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
니켈 가격 추이. / 그래프=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

삼원계 배터리는 현재 중국계 전기차를 제외하고 주요하게 이용되는 배터리다. 중국계 전기차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주로 이용한다.

업계에선 우크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배터리 기업들이 비용부담을 느껴 생산을 감축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는 향후 자동차 제작사들이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코발트 가격 추이 / 캡쳐=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
코발트 가격 추이. / 표=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

전기차 시장은 현재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를 겪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 및 기아 EV6 등 주요 인기 전기차종은 출고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된다. 만일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 물량이 더욱 줄어든다면 전기차 수요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하이브리드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친환경 흐름에 따라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진 충전 인프라 및 가격 문제로 전기차 보다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높기 때문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대수는 3만666대로 전기차 1만467대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상황이다. 올해 2월 하이브리드차의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휘발유 및 경유 차량이 각각 12.8%, 23.9%씩 감소한 것과 비교가 된다.

현재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현대차·기아 및 렉서스·토요타·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각각 6만8423대, 8만743대를 기록했다. 일본계 브랜드는 총 1만8204대(렉서스 9591대, 토요타 5984대, 혼다 2629대)를 판매했다.

일각에선 하이브리드차 외 비인기 전기차종도 빠른 출고기간으로부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는 르노, 푸조, DS오토모빌 등 프랑스계 브랜드의 전기차가 있다. 현재 르노 조에의 경우 즉시 출고가 가능하며, 푸조 e-208과 e-2008 및 DS3 크로스백 E-탠스는 모두 출고까지 14일 정도가 소요되는 상황이다.

다만 해당 차량들은 짧은 최대주행거리가 걸림돌이다. 르노 조에의 1회 충전 최대주행거리는 309km로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푸조와 DS의 전기차는 최대주행거리가 200km대에 그친다.

전문가들 역시 전기차 소비자의 특성상 비인기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소비층은 선호하는 차량 구입을 위해 출고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전기차를 세컨드카로 이용하는 경우도 꽤 있어 극단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지만, 하이브리드쪽으로 잠깐 눈을 돌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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