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만에 운용자산 3500억원으로 성장
가치·성장주 투자 전략으로 성과···대표 펀드 누적 수익률 84.4%
투자일임 서비스 시작으로 투자자 기회 확대 나서···제 2도약 주목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 사진=르네상스자산운용.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 사진=르네상스자산운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운용자산(AUM) 80억원으로 시작했던 신생 자산운용사가 3년 만에 AUM 3500억원을 기록했다. 인지도가 부족한 신생사로는 살아남기 쉽지 않은 시장인 데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지 사태, 사모펀드 수탁 대란 등 각종 대외 악재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장세다. 그만큼 이 운용사의 실력이 어떠한지가 드러나는 부분이이기도 하다. 

이는 가치·성장주 투자로 업계 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르네상스자산운용의 이야기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이건규 공동대표와 정규봉 공동대표가 트러스톤멀티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인수해 2019년 2월 출범한 운용사다. VIP자산운용의 CIO(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한 이 대표는 상장 주식을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팀장 출신인 정 대표는 비상장 주식을 담당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시사저널e와의 인터뷰에서 성장 비결을 단단한 투자 철학으로 꼽았다. 그는 “출범 당시 시장에는 중금리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차후 문제가 됐었던 해외 매출채권이나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한 상품이 대세였다”면서 “잘 알지 못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신 자신있는 주식과 비상장주식에 집중했고, 성장성 대비 저평가 된 종목과 업황이 개선될 수 있는 업종 위주로 투자하다보니 성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최근 3년 동안 높은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냈다. 실제 이 회사의 대표 펀드이자 롱온리(long only) 전략을 쓰는 ‘다빈치1호’의 경우 2019년 10월 31일 설정 이후 84.4% 누적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30.8% 대비 53.6%포인트 상회하는 성적이다. 이는 곧 입소문을 탔고 자연스레 수탁고 증가로 이어졌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일임 서비스를 시작해 보다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헤지펀드 최소 가입금액이 3억원으로 높아지다 보니 고객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진입장벽을 낮춰 기회의 폭을 넓혀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최근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라고 밝혔다. 르네상스자산운용 측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투자일임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장기화 시 초 인플레이션 시대로 들어가면서 신흥국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중”이라며 “당장은 인플레이션 수혜를 볼 수 있는 조선, 해운, 비철금속 등 업종 중심으로 접근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완화 시에는 반도체, 2차전지,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경기 민감주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범 후 3년이 지났다. 쉽지 않은 환경이었는데 성장 비결은?

꾸준히 계단 하나하나를 밟아가려고 노력했다. 시장에 인기가 있는 상품이라고 해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잘 알고 이해하기 쉬운 분야에 집중했다. 예를 들면 문제(사모펀드 사태)가 되기 전 해외 매출채권 유동화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굳이 손을 대지 않았다. 잘 알고 있는 상장 및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고 이 틀 안에서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니 매월 계단식으로 자산이 증가했다. 심지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가 터졌던 당시에도 수탁고가 늘었다.

-어떤 투자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했나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성장성 대비 저평가 된 기업과 업황이 개선될 수 있는 업종을 집중적으로 찾았다. 지난해의 경우 HMM, DB하이텍, 효성씨앤씨의 투자 성과가 좋았다. 이로 인해 다빈치1호 펀드의 경우 누적 수익률이 84.4%로 코스피지수 30.8%대비 53.6%포인트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이러한 철학으로 만든 메자닌 상품이 기관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수탁고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투자일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헤지펀드의 최소 가입금액이 3억원으로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진입 장벽을 낮춰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임업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여기에 헤지펀드에 안 좋은 인식이 있으신 분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투자일임 서비스를 준비했다.

-공식적인 투자일임 서비스 출시 계획은?

6개월 전부터 투자일임업 인가 과정을 밟았다. 올해 3월이나 4월 중 인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빨리 나왔다. 현재 주문 시스템을 마련 중이고 하나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과 제휴를 논의 중에 있다.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은 2~3주 안에 이뤄질 것 같고 상장 주식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일임을 희망하는 고객은 회사에 직접 찾아 와도 좋고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를 안내해 드릴 수도 있다.

덧붙여 투자자나 운용사나 입장에서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다. 시장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들어오면 이미 늦어 버리기 때문이다. 괜찮은 시점에 일임 서비스를 론칭하게 될 것으로 보여 기대하고 있다.

-운용 계획과 시장 전망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시 초인플레이션 시대로 들어가면서 신흥국의 위기 찾아올 수 있다. 현재 이 같은 부분이 시장에 반영 되는 중이다. 만약 짧은 시간 안에 이번 전쟁 이슈가 해결이 된다면 다시 경기민감주들의 랠리 펼쳐질 것으로 본다. 다만 현재 시장이 어려운 점은 시장의 향방이 경제 논리가 아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마음속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은 인플레이션 강화 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 중심으로 접근 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완화 시 경기 민감주로 스위칭 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조선, 해운, 비철금속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위기 완화 시에는 반도체, 2차전지, 화장품, 엔터 등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조선업종과 관련해선 LNG와 관련된 엔진, 보냉재 비즈니스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폐기물, 철강 회사와 2차전지 소재 등도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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