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라인 5년 전 도쿄 및 뉴욕 상장···네이버파이낸셜도 해외 공략 속도 낼 듯
국내에서 막대한 영향력 지닌 검색 서비스가 부메랑 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

이해진 네이버 GIO. / 사진=연합뉴스
이해진 네이버 GIO.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카카오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점쳐지면서 같은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가 비교되고 있다. 업계에선 네이버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덕에 카카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압박을 받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다만 공정위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우려를 표해온 만큼 마음을 놓을 순 없는 처지다.

플랫폼 규제 필요성과 관련해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거론되지만 현재까진 특히 카카오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공정위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저작권 갑질’ 의혹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계열사 신고 누락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고, 카카오가 유독 서비스와 관련해 사업 참여자들과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으나, 카카오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업계에선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회사의 차이를 만든 키워드로 ‘글로벌’을 꼽는다. 한 미국 IT컨설팅업계 임원은 “카카오는 국내 사업에 치중한 반면, 네이버는 꾸준히 해외 공략에 공을 들여왔고 라인 등 일부 사업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다”며 “플랫폼 사업자로서 해외에 눈을 돌린 네이버의 선택은 단순히 비즈니스적 차원을 넘어 국내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는 예견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승승장구할 때에도 네이버는 꾸준히 글로벌을 강조해왔다. 창업자의 직함 자체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다. 글로벌 사업을 창업자가 직접 책임경영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내에선 절대적으로 카카오톡이 국민메신저로 여겨지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메신저로 성공을 거둔 뒤 2016년 도쿄와 뉴욕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올해 뉴욕에 상장한 쿠팡보다 무려 5년이나 앞서 상장한 것이다. 당시 네이버는 해외 상장 배경과 관련, “라인이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웹툰은 미국으로 아예 본사를 옮겼고 최근엔 네이버클라우드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등 꾸준히 해외에 공을 들여왔다. 물론 글로벌기업들에 비하면 여전히 도전자의 입지지만, 결과적으론 국내에서의 여러 논란을 피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네이버도 플랫폼 규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긴 힘들다. 특히 국내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갖고 있는 ‘검색 서비스’를 잘못 운영할 경우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플랫폼 사업자에게 점유율 1위는 곧 리스크도 1위라는 것을 의미한다.

검색과 관련해 네이버가 유의해야 할 부문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검색 후 첫 화면’이 꼽힌다.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검색했을 때 어떤 내용이 상단에, 혹은 첫 화면에 나오는지가 핵심이다. 이는 업체들, 또 뉴스를 서비스하는 언론사들에게도 상당히 민감한 문제로 꼽힌다. 첫 화면에 나오는 음식점, 뉴스 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결정된다는 설명만으론 논란을 피하기에 부족해 보인다. 이 알고리즘 자체를 문제 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 등 검색서비스를 운영하며 자사 상품이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하고 있지만, 이 검색 알고리즘 문제는 계속해서 네이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한 학술토론회에 참석해 “플랫폼 사업자들이 심판과 선수 역할을 겸하는 이중적 지위를 악용해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규칙을 조정하고 왜곡하는 행위는 공정위의 집중 감시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앞으로도 검색 부문과 관련해 강도 높게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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